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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가 기분나쁘냐?

2007/12/19 06:29, 글쓴이 Soloture
'한국 대선 개가 나가도 이긴다?' 너무한 외신보도

 투표개시를 몇시간 앞두고 몇자 적어봅니다. 우선 저는 정치에 대해서 문외한입니다. 현재 정치가들 사이에 무슨 실이득이 오가고 있고, 이명박의 정치적 배경이 어떠하며, 노무현이 뭘 그리 병신짓을 했냐고 물어도 조목조목 대답못합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이 정말 이상하다는 것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알겠더군요.

 문제가 어디서부터 시작이냐는 질문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질문과 마찬가지가 되겠지만 저는 우선 이 상황의 원인을 빈약한 정치가들의 아이덴티티에서 시작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직업의식'이라는게 약합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모럴을 의식하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고, 내가 택하고 있는 직업에 대해서 명확한 직업의식을 가지고 그에 대한 본분을 다한다는 생각을 베이스에 깔고 일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프로 의식이 보편화되어 있는 미국이나, 장인정신을 숭배하는 분위기가 강하게 남아있는 옆나라와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죠.

 정치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가로서 시류를 읽는 통찰력, 과감한 판단력, 그리고 단체를 이끌어나가는 리더쉽등의 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정치가로서 해야 할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도덕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어보입니다. 웃기는건 선거 찌라시를 보면 다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어떻게하면 서민들 한푼이라도 더 벌게할까 잠못자는 정치인들이라고 써있고, 분명 정치인으로서의 본분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고 있는데 어필하는 정치인이나 어필받은 국민들이나 그딴거는 전혀 신경도 안쓴다는겁니다. 그저 노무현이 ㅈㅄ이니까 정권교체를 해야된다, 이명박은 경제대통령이니 우리 돈 많이벌게 해줄거다..

 전 대체 무슨소린지 모르겠습니다.

 이명박은 전형적인 엘리트주의자입니다. '분배'보다는 '성장'에 중심을 두고있는 계층에서 자라나고 살아와서, 또한 그의 가치관도 그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지금 돈을 못버나요? 아니죠. 종합 국력 순위 세계 10위 근방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의심의 여지없는 경제적 강대국입니다. 아직도 삶이 쪼들린다면 그 부의 분배방식이 잘못된거지,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 못해서가 아니라는 거죠. 이명박이 전과 몇범이니 어느정도 또라이니 하는 소리를 제쳐놓고 그의 정치적 성향만을 보더라도 현재 더 잘살고 싶다면 이명박을 택할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다들 대선에 너무 무관심합니다. 자신이 뽑으려는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는 관심도 없고, 그냥 노무현이 좃같으니까 보수정당이라는 사고방식은 로이터 통신에서 '한나라당은 개를 내보내도 당선될 것이다'고 비꼰 것을 뭐라고 할 여지가 없어보입니다. 기분나쁘다고요? 사실이잖아요! 이명박이 한나라당 후보이기때문에 지지하는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이명박 지지자중에 몇명이나 될까요? 사실 그렇잖아요. 한나라당에서 개를 내보낸다고 해도 개 찍을거잖아요?

 대체 어른이란게 뭔지, 어른에 가까워질만큼 가까워진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어른이란건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나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가 어른이란게 아니었나요? 대체 왜 타협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비겁한 자들을 어른이 되었다고 칭찬하는거죠? 아니 전 그냥 평범한 어른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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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9 06:29 2007/12/19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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