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멤버도 더럽게 많은 밴드-라기보다는 프로젝트이지만, 묘하게도 앨범은 절대로 산으로 가는 법이 없다. 이 많은 멤버들을 조율하고 곳곳에 꽉차게 배치하면서도 자기 색깔 확실히 칠해주면서 넘어가는 카를로스 니노와 드와잇 트리블의 역량에는 감탄할 뿐. 아니, 얘들이 이끄는대로 모난데 없이 따라가는 이 집단 자체가 경이롭다고 할까. 폭넓은 참여자들의 음악적 색깔을 이리저리 모으는 과정에서 생겨난 넓은 사운드 스펙트럼을 프리재즈를 기반으로 냅다 후두려쳐 섞어버리는 대담함이 놀랍다. 하여간 프리재즈하는 더러운 놈들은 꼭 이런거 만들어서 듣는사람 머리통 쥐어짜게 하고 음악좀 해보려는 사람 의욕 다 꺾어놓고 여간 재수없는게 아니다.

일전에 번역한 인터뷰를 읽어보면 알 수 있듯, 철저하게 80년대 댄스홀을 주름잡던 훵키스타들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은 앨범. 씨디2장, LP로는 5장이라는 미친 볼륨에 짧지도 않은 트랙을, 심지어 에디팅도 없이 모조리 다 연주녹음으로 채워넣(었다고주장하)은 정성에 일단 압도당한다. 음악만 들어도 직선적이고 정열적인 사람됨됨이가 느껴질 정도. 80년대 훵크의 재탄생이니 어쩌니 하는 의미부여차원의 평가는 차치하고서라도, 그저 멜로디 흐트러뜨리고 붕탁그루브로 음울하게 채워넣고 콤프레서 찍 누르는게 대세가 되어가는 요즘 세상에 이렇게 멜로딕하게 그루브를 잘 살려내는 앨범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많이 반갑다.

사실 다른 앨범에서 이름 처음 봤을때는 남자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니까, 노래하는 이 여자가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엄청나게 하드한 무조의 그루브에 튀는 불협으로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이 반쯤 정신나간 여자의 음악은 사실 내 취향은 아니다. 거의 두들리 퍼킨스의 잃어버린 반쪽같은 느낌이 날 정도로 비슷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고, 두들리 퍼킨스의 재기는 아끼지만 그 방향없는 자유로움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나로 하여금 그동안 억지로 피해왔던 그녀의 음악을 강제로 대면하게 했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앨범은 정말 좋았다. 아쉬운 것은 재능은 하늘을 찌르고, 노래도 정말 잘하지만 다음 세대를 이끌어가기에는 오리지널리티와 진중함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

07년 풀렸던 동명의 부틀렉의 정식발매인가도 싶지만 의외로 별 관계없는 물건. Alyo나 War정도가 겹칠뿐, 완전히 새로운 앨범이다. 익히 알려져있는대로 트럼펫 넷에 트럼본하나 넣는다든지 하는 존내 남자다운 편성을 추구하는 브라스밴드. 일견 그냥 빵빵터지는 브라스를 앞세운 아프로훵크밴드인 것 같지만, 트럼펫 네개를 한번에 쑤셔넣으려면 세상이 그렇게 관대하지는 않은법이다. 그냥 들으면 신나서 즐겁고, 귀기울이면 한층 아래 유기적으로 교차하며 휘몰아치는 라인들의 향연이 흐믓하다. 올 관악기편성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즐거움을 맛볼수 있는 앨범.






- 몇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어서 본문내용이 추가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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