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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네이밍센스

2009/09/15 21:10, 글쓴이 Soloture
T스토어라는 거칠고 앱스트랙한 네이밍센스는 이 포스트의 제목에서만 중요하다. 그냥 제목이니까. 이름이 너무 앱스트랙해서 포스팅도 제목과 본문을 분리시켜 앱스트랙하게 한번 가보려고.

앱스토어는 대박을 넘어서 그야말로 초대박을 친 아이템이다. 전체 핸드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은 고작 1%(북미 기준의 통계라고 추측된다)인데 오픈 1년만에 15억 다운로드돌파를 찍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다운로드 마켓. 솔직히 말해서 이걸 벤치마킹 하지 말라는 건 입에 칼물고 엎어져 죽으라는 소리와 마찬가지이니 T스토어의 오픈과 그 뒤를 이어 줄줄이 등장하게될 유사 앱스토어들의 존재는 이것이 단순한 새 비지니스 모델의 제시를 넘어 수익 구조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T스토어의 오픈은 긍정적이다. SKT가 그만큼 발빠르게 흐름을 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물론 방구석 폐인에 일개 대학생에 지나지 않는 나보다야 SKT사업부 사람들이 업계에 대해 더 잘 알고 분석하고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만, T스토어 오픈을 전후해서 보여주는 SKT의 경직된 행보는 의아하기만 하다. 개발자에게 수익의 70%가 돌아가는 시스템은 국내 플랫폼 홀더-컨텐츠 프로바이더 간의 비지니스에서는 전무후무한 그야말로 초 파격적인 구조임에는 틀림없다. 오우 70%라니, 써놓고보니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데이터 요금제는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의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이폰의 성공의 뒤에는 데이터 정액 요금제가 있었다. 물론 아이폰이 좋은 가젯인 것은 틀림없지만, 데이터 무한 정액 요금제라는 무기는 흔히들 말하듯 이동통신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꾸며 사업자 중심의 시장에서 이용자에게로 무게중심을 옮기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것은 사실 애플이 망 사업자가 아닌, 기기 제조업체의 입장에서 시장을 재편성했기에 나타날 수 있었던 방향성이다. SKT의 입장에서는 이런식의 시장전개가 달갑지도 않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들은 망 사업자이고, 데이터 패킷요금은 미래를 생각했을때 양보하기 어려운 부분인 것도 사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 T스토어로써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하기 전에 미리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어플리케이션의 가격보다 받는데 드는 패킷비용이 배 이상 비싼 현재 요금 구조로는 파이는 절대로 커질 수 없다. 국내 사업자들이 어물쩡하는 사이에 아이폰은 언젠가는 한국에 나올 것이고(물론 그 물건이 나온다는 것은 무한 정액 요금제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뜻과 같은말일 가능성이 높다), 압도적인 어플리케이션 풀과 뛰어난 하드웨어 스펙으로 국내 앱스토어 시장은 시작하기도 전에 망ㅋ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T스토어의 런칭을 통해 국내 앱스토어 마켓 사업자 스타트를 끊고, 시장의 리더의 자리에 서게 된 SKT앞에 놓여진 선택은 자명하다. 눈앞의 밥그릇을 포기하고 파이를 키워 아이폰에 대비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작은 밥그릇이라도 놓치지 않고 눈치를 볼 것인가. 물론 T스토어가 앱스토어와 정면 대결을 해야한다는 규칙같은건 없다. 하지만 아이폰과의 대결구도를 제쳐놓고서라도, 현재의 요금제도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야심차게 시작한 모바일 다운로드 시장은 그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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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5 21:10 2009/09/1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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