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og for all and none

검색 :
RSS 구독 : 글 / 댓글 / 트랙백 / 글+트랙백

PS3는 현재 어떤 위치일까.

최근, SCE의 쿠다라기 켄 사장이 회장 겸 CEO(기존 사장에서)로 인사이동되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사장에는 SCEA에서 히라이 가즈오가 임명되었습니다. 소니측에서는 쿠다라기 회장이 이전과 같이 SCE그룹을 통괄 지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누가봐도 명백한 문책성 인사이동입니다. 쿠다라기 회장 대신 히라이 사장에게 SCE의 전권을 쥐어준 것이죠.


PS3는 발매전부터 많은 화제와 진통을 동반하였습니다. 발매연기는 의례적인 일이었고, 사상초유의 가격인하 쇼까지 벌여가며 야심차게 발매한 PS3는, 그러나 소니측이 예상했던 만큼 '잘 나가주지' 못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쿠다라기 사장이 인사이동된 데에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되고 있는 것이 (당연하게도)하드웨어 판매량입니다. 물론 발매당일 풀린 물량은 전부 소화해 냈고, 지금까지도 물건이 부족해 어지간해서는 구하기 힘든 PS3이지만, 일본 10만대(현재 약 15만대 이상), 북미 40만대가량, 게다가 거대한 시장인 유럽에서는 아예 내년으로 발매를 늦춘 이 상황 자체가 소니에게는 위기라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틈을 타서 후발주자인 Wii는 발매 단 이틀만에 일본전국 40여만대 판매를 달성.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으세요?


네. 바로 PSP와 NDS때의 대결양상이 그대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PSP역시 발매 초기 제때 물량을 조달하지 못하여, NDS에게 완전히 밀려버렸습니다. 현재까지 일본 PSP판매량은 약 400만대. 일견 꽤 팔린 것 같아보이지만, 경쟁기종인 NDS는 (NDS+NDSL)1200만대가 팔려버렸습니다. 소니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PSP는 NDS의 절반도 팔아내지 못하고 주춤해 있는 상태인 겁니다. 소니가 PSP사업을 위해서 들인 공을 생각하면 결코 만족스럽지 않은 판도겠죠.


소니는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걸까요?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일본내에서는 Wii에게, 북미와 유럽에서는 Xbox360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내에서는 안습인 판매량은 보이는 (현재 약 20만대가량 판매) 엑스박스이지만 북미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거죠. 게다가 북미지역 게임언론의 목소리는 비싼 돈 주고 PS3를 구입하느니 Xbox쪽이 낫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소니측에서는 연말까지 출하대수 200만대를 달성한다고는 하고 있지만, 지금 추세로는 연말 특수를 고려한다고 해도 100만대 판매도 힘들어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PS3발매는 현재 하드웨어가 보여주고 있는 여러가지 개선되지 않은 문제점과 현재까지 보인 삽질로 보아 아직 발매할 여건이 되지 않았는데 무리하게 내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무리하게 발매해야만 할 이유가 몇 가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아마도
1. 연말 특수를 노림
2. Wii의 발매일을 의식
정도가 되겠네요. Wii발매는 PS3보다 약간 늦습니다. 어차피 몇 개월이나 앞서 발매된 Xbox360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싸고 참신한 Wii는 대상소비자층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PS3판매에 있어서 큰 경쟁상대가 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소니에서는 일종의 '환상'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요것밖에 못 팔지만, 봐라. 이렇게 성능 와방인 게임기가 있단다. 굳이 니가 지금 싸구려Wii나 사고 앉아 있을 게 아니야. 연말가기전에 많이 찍어줄테니까 기다렸다가 PS3사렴' 이런 것. 그만큼 PS3에 대해서 자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겠지만, 아무튼 현재까지는 이 방식이 성공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게임기의 성능을 판단하는 가장 명확하고 간단한 척도인 그래픽에 있어, 동시발매 타이틀들이 엑스박스의 타이틀에 비해 그렇게까지 뛰어나지 않다는 것, 오히려 엑스박스쪽이 더 좋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실제 그래픽이야 PS3쪽이 좋다고 아무리 주장해도, 이런 여론이 있는이상 PS3의 성능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소니에서 주고자 했던 자사 게임기의 압도적인 스펙에 대한 믿음은 결국 불신으로만 남게 되 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PS3가 완전히 실패한 것일까요? 당연히도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언론이 PS3에 집중하고 있고, 좋건 구리건 출하하는 대로 족족 풀려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PS3의 개발과 발매는, 소니가 추진하고 있는 풀 HD환경 보급 계획의 한 밑바탕이라는 사실입니다. 블루레이디스크의 상용화, '저렴한 블루레이디스크플레이어'를 강조하고 있는 PS3, 브라비아로 시작된 풀HDTV의 보급. 소니는 지금 묵묵히 자신들이 그려놓은 밑그림에 색칠을 해 나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근 몇년간 계속된 소니의 부진을 타개할 거대한 프로젝트인만큼, PS3는 이 계획이 진행되는 만큼 팔려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PS3의 발매시기는 내년 2/4분기가 되었어도 괜찮았을 거라고 봅니다. 아마 이번 연말 발매가 쿠다라기 회장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다고 하면 그것은 그의 실책일 것이고, 그저 하드 몇 대 더 팔아보자고 꼼수를 쓴 거였다면 약간의 쓴 맛을 본 정도이지, 아직까지 PS3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물건인 것 같습니다.





...엑스박스는 하드 팔때마다 이익보는데 플스는 몇백달러손해라느니 그래서 플스는 망한다느니 하는 어이없는소리좀 안나왔으면 좋겠습니다(그런 바보들 딱히 신경쓰는건 아니지만). 엑스박스, 생산단가가 그렇게 쌌으면 아예 250달러정도로 확 싸게 냈으면 더 나았을지도 모를 일이고, 사실 이번달 게이머즈를 보면서(당연히 게이머즈의 리뷰가 절대적인것은 아니지만) 기어즈 오브 워의 볼륨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엑스박스 소프트는 벌써부터 어떤 한계라는 것이 보이는 구나 싶어 최근에 제 마음속으로는 플스쪽에 약간 더 무게를 실어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06/12/06 20:20 2006/12/06 20:20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