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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가 되고 싶어하는 당신을 위해 - 1. 오해

DJ에게 가장 중요한 소양은 귀여움.



이 글에 등장하는 DJ는 좁은 의미로 클럽DJ를 주로 의미합니다만, 생각하기에 따라 유연하게 받아들이시면 되겠습니다. 편의상 반말로 가겠습니다'0'/ 본 컬럼은 4부작정도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1. 오해

나는 프로페셔널 DJ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마추어 DJ로서 활발히 활동을 한다거나 명성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 바닥에 몸담고 있으면 어떤 질문을 무척 많이 받게 된다.

-어떻게 하면 DJ가 될 수 있나요?

라는 물음. 이런 질문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사회 전반적으로 DJ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인지라 대할 때마다 참 기쁘긴 하지만 문제는 그 대답하는 상황에 이르러 발생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DJ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하고 물어보면, 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학원을 다니고 있다, 장비를 사기위해 돈을 모으로고 있다는 둥의 다양한 대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이런사람들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대답은 단 한가지이다.

- DJ는 DJ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 그것이 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과장된 표현이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DJ는 연주가나 작곡가처럼 음악 분야 직업의 한 종류이지만, 나는 DJ의 속성은 단순히 뮤지션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고 본다. 두 가지의 예를 보자.

1. 어떤 DJ학원에서는, 믹싱을 배우고자 하는 수강생에게 몇 장의 훵크 레코드를 주고는 그것을 어떻게 믹싱하느냐에 초점을 맞춰 가르친다. 그들이 수강료를 받고 가르치는 것은 믹싱, 혹은 스크래치 테크닉이다.
2. 레코드를 구하러 돌아다니다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 송파에서 만났던 어떤 사람은 자신이 가르친 제자가 뉴욕 모 클럽에서 일하고 있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를 가르친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역시 믹싱테크닉을 가르치기 위해 몇 장의 한정된 레코드를 어떻게 믹스하느냐에 중점을 두어서 가르쳤다고 한다.

위 예들은 적어도 나의 관점에서 보았을때 올바른 교육방법이 될 수 없다. 이들이 범하고 있는 오류는 DJ라는 직업을 얻기 위해 그것을 방법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데 있다. DJing은 턴테이블 테크닉에 관한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법으로는 결코 목적지에 도달할 수가 없다. DJ가 뮤지션과 차이를 보이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인데, 뮤지션의 경우, 연주실력이 미숙하다거나 음악이론에 대해 어두우면 뮤지션이라 할 수 없지만 DJ는 턴테이블 테크닉이나 CDJ를 다루는 능력 같은 것은 부족해도 상관 없다. 많은 이들이 하는 오해가 바로 DJ를 무언가 특별한 능력자라고 여기는 것이다. 물론 DJ는 특별하다. 다만 그 손으로 턴테이블을 다섯개까지 광속으로 매만질 수 있는 외계인이 아니라, 바늘 망가질까봐 덜덜 떨면서 내려놓는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다. 저글링이나 4클릭플레어보다는 깔끔한 커팅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EQ조절능력이 더 필요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글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렇게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이며, DJ에 대한 접근방법 중 한가지로써 받아들여주었으면 좋겠다. 내 생각이 완전히 글러먹어서 사실 DJ가 되려면 당장 달려가 학원이나 개인레슨을 등록하는 편이 현실적으로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글이 DJ가 되려고 하는 당신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며 오해를 푸는 데에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리 말해 두겠는데, 이 칼럼은 비트 저글링하는 방법이나 샘플을 잘개 쪼개서 비트위에 늘어놓는 방법 같은 것은 일절 담고 있지 않고, 앞으로 연재될 분량에도 없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마음가짐과 태도에 관한 고찰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한마디 덧붙이자면 나는 클럽에서 레귤러를 뛴 적도 없고, 몇몇 지인의 파티나 행사에서 플레이해 본 것이 전부인 하우스DJ라는 사실이다(하우스음악을 트는 DJ가 아니라, 집구석에 짱박혀서 혼자 노는 DJ라는 말이다.). 다만 한 때 '형들'을 쫓아다니면서 많은 것들을 느꼈고, 또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위화감을 느꼈지만 알다시피 이 바닥에는 의견을 교환하며 보완해 나가는 문화가 전무하다시피 하여 DJ문화의 저변이 철저히 부족한 이 땅에 최소한의 방향성을 잡아 줄 한마디를 해 주는 사람이 없다.. 이 무능하고 존재감 없는 한 오타쿠의 글이 많은 질책으로 보완되어 시작하고자 하는 많은 이들의 안개를 약간이라고 걷어주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written by soloture. 0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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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3 20:35 2006/12/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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