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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결산 (2)

2007/12/30 22:14, 글쓴이 Soloture
2007년 결산 (1) 에 이어서

올해 최고의 영화(2007년 국내개봉기준)


훌라걸즈(フラガール, 2006, 이상일)

아오이 유우의, 아오이 유우에 의한, 아오이 유우를 위한 영화라고 생각되기 쉽고, 또 실제로 클리셰 덩어리의 영화이지만 (I모 감독의 말에 의하면) 호나우딩요의 패스같은 아오이 유우의 연기로 클리셰에는 진정성이 부여되고, 영화는 썩 괜찮아졌다더라. 유우 만세 만세 만만세.

씨 인사이드(The Sea Inside, 2004,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2007년 영화관을 몇번을 갔는지도 모르겠고, 본 영화들도 셀 수조차 없지만, 전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종로 스폰지에서 씨 인사이드를 본 날의 감각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그날의 세상은 기쁨으로 춤추고 있었고, 그날의 나는 살아있다는 감각으로 충만해 있었다. 두말할 여지없는 2007년 최고중의 최고.

아버지의 깃발(Flags of out fathers, 2006,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를 아직 못봐서 반쪽짜리 품평이 되겠지만, 적어도 영화를 본 후에 세상에서 가장 괜찮게 늙은 남자를 한 명 꼽으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주저없이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말했을 거다. 전쟁이라는 쓴물 단물 다 빠진 소재를 적당한 거리에 서서, 노인다운 원숙함과 현명함, 그리고 노인답지 않은 정열로 훌륭하게 그려낸 영화. 이 영화에게서 어떤 것을 기대하건, 이 영화는 그 모든 시각에 대해서 자신이 높은 수준으로 관객을 만족시킬수 있음을 말해줄 것이다.



올해 최악의 영화


에라곤(Eragon, 2006, 스타펜 펭메이어)

동화를 가지고 심각해지면 스스로 웃기는 꼴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오락영화를 만들겠다는 것 이상의 의지를 찾아보기 힘든 영화. 원작을 보진 않았지만 감독이 테이스트없이 원작을 가져가는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 바보 감독이 어떻게 자본과 원작을 말아먹는지에 대한 비교할 데 없는 표본.


코이조라(恋空, 2007, 이마이 나츠키)

원작은 외국인을 위한 일본어 교재, 혹은 일본어가 얼마나 조잡스럽게 쓰일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에 가까운 졸작이었고, 개인적인 경험상 졸작인 원작에서 훌륭한 영화가 탄생하는 일은 단 한번도 없었으며, 따라서 영화도 그닥 기대하지 않고 보긴 했지만 충격적일정도로 거지 발싸개 같았던 작품. 조악한 원작에서 나온 스토리는 차치하고서라도 그 연출은 놀라울 정도로 조잡하고, 주연배우들은 떨어지는 연기력으로 방향도 못잡은채 갈팡질팡한다. 일본영화가 저지를 수 있는 모든 바보짓을 하나도 빼놓지 않은 열도 최악의 넌센스.



올해 최고의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Solid State Society(攻殼機動隊 Solid State Society, 2006, Production I.G)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와는 또 다른 즐거움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공각기동대 S.A.C시리즈의 3기. 하지만 연속 시리즈는 아니고 105분짜리 단편으로 제작되었다. 시로 마사무네가 고안해 낸 세계가 오시이 마모루의 손을 거치면서 정말 쓰기 좋은 툴로 바뀌었고, SSS는 이 세계관이 갖는 장점을 십분 이용해 오히려 고스트 인 더 쉘이나 이노센스보다 밸런스감은 훨씬 좋은 작품이 되었다. 팬이라면 정신 못차리는 우리 타치코마들이 돌아온 것도 무엇보다 기뻤고.


럭키 스타(ラキ☆スター, 2007, 쿄토 애니메이션)

2쿨로 끝내기는 너무 아쉬웠다. 그냥 오덕 아니메로 치부되기도 아깝다. 아즈망가 대왕에서 실험되었던 4컷만화의 애니화와, 동시에 방영된 하야테와 동일한 방향성이라는 요소를 동시에 끌어안고 있다는 사실은 그닥 참신할 것도 없지만, 그러한 요소들을 적절히 혼합한 균형감과 특히 1기 2기 엔딩에서 시도된 것들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엔딩을 성우들이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로 대체해버린다던가 성우 한명을 아이돌화 시켜버린다는 발상은 쿄토같은 막나가는 회사가 아니면 좀 힘들지도 모르겠다.


천원돌파 그렌라간(天元突破グレンラガン, 2007, 가이낙스)

역시 2007년에 여러모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 이 작품의 감상에 대해서는 이걸 참조.


시간을 달리는 소녀(時をかける少女, 2006, 호소다 마모루)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호소다 마모루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작품. 원작은 이제 화석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물건이 되어버렸지만, 호소다 마모루의 재창조는 거의 무에서 유를 만들어냈다. 정적인 어머니가 낳은 역동적이고 상쾌한 애니메이션.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王立宇宙軍 オネアミスの翼, 1987, 야마가 히로유키)

거의 10년전에 마지막으로 보았던 기억으로는 이게 이렇게 좋은 작품이 아니었다. 10년어치 성숙한 만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시 나에게 다가왔고, 또 10년후에 다시보면 얼마나 더 보일지 알 수 없는 작품. 이만한 디테일, 이만한 깊이, 이만큼 좋은 이야기를 다 갖추기도 힘들다.


올해 최악의 애니메이션


초속5cm(秒速5cm, 2007, 신카이 마코토)

최악의 애니메이션에 초속을 꼽는다는 것은 많은 애니메이션 팬들에 대한 배신이며, 또한 '최악'으로 꼽히기에는 지나치게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느낀 초속에 대한 실망감은 이 작품을 본 후 영화관을 나오면서 찝찝한 뒷맛을 남기게 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설을 이을, 일본적인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한다는 '천재' 신카이 마코토는, 지나치게 표현에만 집착한 나머지 완성도에 대한 고민은 잊어버린 듯 하다. 소규모 스탭으로 만드는데 뭘 더 바라냐고 물어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구름의 저편에서 보여줬던 퀄리티를 생각해보면 초속은 확실히 모든 면에서 뒤떨어졌고, 구름을 만들기까지는 무엇을 만들어도 신선했던 데 반해 이미 정점을 찍고 하나의 완성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감독에게 초속은 아무리 생각해도 미흡하다.


드래고너츠 더 레조넌스(トラゴナツ, 2007, 곤조)

나름 일부에서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곤조인데다 SOS단 성우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사실 때문에 방영전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애니메이션. 하지만 실상 뚜껑을 열어보니 약한 캐릭터성, 뻔한 설정과 메세지, 어이없을정도로 작화에서 붕 떠있는 CG등 딴지걸데가 한두군데가 아닌, 어딘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되어있던 작품. 아직 한창 방영중이긴 하지만, 실상 더 볼 껀덕지는 없어보인다.


올해 최고의 공연


로이 하그로브 퀸텟

막상 돌이켜보니 생각보다 공연을 많이 못갔던듯. 아무튼 로이 하그로브는 원체 좋아하던 연주자였고, 사실 개인적으로는 RH Factor로 와주기를 더 바랬지만 아무튼 그에 못지않게 다양한 음악을 선보여주어서 굉장히 만족했던 공연. 유튜브로만 보던 그 공연에서만 한다던 제목도 모를 노래도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하지만 공부하러 떼로 몰려와서 다이어리 꺼내놓고 공연 관람 스케쥴 체크하면서 시덥잖은 소리하던 음대생들과 공연 끝난 후 사인회에서 보여준 로이의 태도는 좀 불쾌했다.


올해 최악의 공연


HP Interaction

누막온대서 갔다가 중간에 나왔다.


올해 최고의 장소


하코다테(일본 홋카이도)

여기가 좋다 저기가 좋다 해도 올여름 일본여행에서 가장 좋았고 다시한번 가고 싶은 곳은 하코다테-아오모리 여정이었다. 막 삿뽀로라는 대도시에서 빠져나온 직후라 더 그랬을지는 몰라도.

동부마장(삼성동)

마음의 고향

사마르칸트(동대문)

B`니마의 강권으로 올해 아무튼 젤많이 간 음식점. 청결하고 썩 맛있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양고기 먹을 수 있는데중에는 저렴하고 제일 맛있는듯. 쿨데레 종업원양도 좀 짱.


올해 최악의 장소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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