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og for all and none

검색 :
RSS 구독 : 글 / 댓글 / 트랙백 / 글+트랙백

셔터 아일랜드




언제나 부드럽고 예술적인 터치로 막 빚어내던 예전작들과는 달리, 노친네스럽게 쓸데없이 발발거리며 돌아가는 느긋함을 반대로 긴장감으로 조아낸 맛이 좋았던 영화. 스토리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막 달려가는데 오만 떡밥과 반전이 난무하고, 그러면서도 뭐가 무서운지 모르겠는데 막 뭔가 무섭고 이러면서 뿌려놓은거 회수도 안하고 이러는게 거의 스티븐 킹 간지다. 원작을 아직 안 봐서 원작의 분위기가 이런지는 알 수 없으나 어지간히 예상하기 어려운 전개의 연속만으로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음.

디카프리오의 입을 빌어 나온 영화의 결론은(원작과 다르다고 하는) 뒤통수를 세게 긁어주는 느낌이었다. 보통사람으로서의 테디가 내린 결론은 본질적으로 보편적인 문제인데, '보통'사람들이 그와 같은 결론을 내릴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저 괴물들만 득시글 거리는게 세상이 된건지. 사람보다는 괴물이 되는 편이 현명하다고 강요받고 있는게 현실인건지.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결국 원작소설을 사고야 말았다. 번역된 제목을 몰라서 원서를 집어왔는데 나중에 보니 살인자의 섬인지 하는 제목으로 나왔다고 하더라.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10/04/02 01:14 2010/04/02 01:14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