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og for all and none

검색 :
RSS 구독 : 글 / 댓글 / 트랙백 / 글+트랙백

난타당하는 박소연님하.

2007/07/30 12:53, 글쓴이 Soloture


디씨에서 영상을 이미지로 편집해놓은 것 것은 박소연씨가 완전 ㅈㅄ에 말도 제대로 못하는 귀염둥이 삼척동자 이거나 질풍노도의 시기에 아빠한테 반항하는 사춘기 소녀처럼 비추어졌지만, 실제로 토론에서는 나름대로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조리있게는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토론 영상은 상당히 짜증납니다. 박소연씨는 핵심을 붙잡지 못하고, 진중권씨는 시종일관 기가막히다는 듯이 능숙하게 박소연씨를 관광시켜갑니다. 어떤 이야기의 진전도 없고, 박소연씨가 억지 하나 부리면 진중권씨는 자상하게 그게 아니란다 얘야 하는 식으로 전개되죠.

박소연씨가 토론에 임하는 자세나, 그 자질이 부족해서였을까요? 글쎄요. 물론 메인상대인 진중권씨가 원체 말도안되는 본좌급이긴 하지만, 서른 넷이나 잡수신 어엿한 성인 여성이 저런 한심하기 짝이없는 주장밖에 펼치지 못할리가 없습니다. 그럼 왜 토론이 이렇게 전개되었을까요?

화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개고기를 먹자/먹지말자는 보편성에 호소할 수가 없는 화제입니다. 개고기를 먹지 말자는 주장은 어떠한 합리적인 근거도 없는, 순수하게 감정적인 거부감에서 오는 말이거든요. 논리적인 근거가 없으니 박소연씨는 피상적이고 자잘한 트집이나 잡게 되고, 자기 논리의 모순에 빠지기도 하면서 토론을 심각하게 엉망을 만들어버렸죠. 애시당초 토론의 주제로써 올라올 성격의 문제가 아닌겁니다. '한국인은 일본인을 싫어해야한다'는 주제로 토론하나요? 이 문제는 감정에 호소할일이지, 논리적으로 따져서 될 일이 아닙니다. 정말 사람들이 개고기 먹는것을 그만두기를 원하신다면, 사람들에게 개를 키울 것을 권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봅니다.

박소연씨는 토론중에, 개를 먹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폭력적이고 마초스러운 사회 분위기에 대해서 말했죠. 제가 보기에는 세상 모든 개에 감정 이입을 하면서 먹지말라고 아우성치는 당신들이 몇 배는 더 폭력적이고 권위적으로 보입니다. 당신들이 예뻐하는건 '애완견'이지, '개'가 아닙니다. 황야에서 당신의 목덜미를 노리고 달려오는 늑대개도 이쁘다고 할껍니까? 착각에도 정도가 있는겁니다. 마치 비가 미국진출했다고 우리나라 음악시장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드라마 몇개 유행타서 팔렸다고 한류열풍 운운하면서 때낀 거품 조성하는 인간들처럼 말이죠.

개를 정말 사랑한다면, 개가 먹혀서 없어지는 걸 식겁해할 게 아니라, 사랑받지 못하는 개들에 대해 더 안타까워해야되는 것 아닐까요. 유기견들은 늘어만 가고, 아직도 개는 불결하고 귀찮아서 안키운다는 가정이 우리나라에는 더 많습니다. 개를 키우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에 대해서 어필하는 데 정력을 쏟는 쪽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 안드세요?

좀 유연하게 사고합시다. 감정은 이성으로 다듬는 겁니다. 질풍노도의 시기처럼 폭발하는 감정을 주체못해서 방송나와 신나게 박살나는거, 누가 봐도 보기 안좋은걸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07/07/30 12:53 2007/07/30 12:53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