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링기법은 창조행위입니다. 화성악과 마찬가지로 음악을 제작하기 위한 한 갈래의 길입니다. 20세기가 낳은 큰 문화적 유산 중 하나이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샘플링을 단순한 짜깁기로 매도한다면 곤란하겠죠.
어떠한 기법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돈 없고 창의력은 넘치는 많은 천재들에 의해 샘플링 기법은 이만큼 발전했고, 현 대중음악씬을 주무르고 있는 많은 음악들이 샘플링 기법에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빈곤한 천재들의 시도들이 샘플링 기법을 완성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샘플링은 단순히 [어떠한 음원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본질은 라디오 방송의 선곡표에서 찾을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이미 단순한 노래를 골라 섞는 행위와는 다른, 새로운 예술성이 그 곳에 깃들었다는 이야기죠.
관점을 분리해야 합니다. 물론 저작권법은 지켜져야 합니다. 허나 정작 불법 샘플링을 당한 원작자들의 태도를 보면, [이야, 괜찮은데?] 하는 식의 뮤지션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그것은 이들이 샘플링을 음악 상품이 아닌 음악의 관점에 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샘플링 음악은 단순히 돈을 벌고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만들어지죠. 음악 팬의 입장에서, 정당한 샘플링에 대한 기준은 다시 세워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막말로, Suger Hill Gang이 Incredible Bongo Band의 음악을 샘플링 해 Rapper`s Delight을 크게 히트시켰다고 해서, 사람들이 [에이, SHG의 레코드만 걸면 IBB음악을 들을 수 있는데 걔들 레코드 살 필요가 뭐가 있어!] 라고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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