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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The Quiett을 지지하지 않는다.(1)

The Quiett가 원곡을 밝히지 않는 이유
The Quiett의 샘플링에 대한 의견
리드머 [불법 샘플링?]


글 쓰기에 앞서, 저는 The Quiett씨에게 아무런 개인적인 감정이 없음을 밝혀둡니다.
좁디좁은 대한민국 힙합씬의 건강한 음악가로써 Q씨는 존경받기에 충분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Q씨를 직접 언급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불법샘플링에 관한 문제는 비단 Q씨에게만 관련된 문제는 아닙니다.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샘플링 기법을 사용하는 뮤지션들에게 해당하는 문제이죠. 다만 국내 뮤지션 중에 Q씨가 공개적으로 이에 대한 의견을 밝혔고, 개인적으로 이 의견에 대해 여러가지 의미로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1.과연 정당한 샘플링이란 무엇인가.

  샘플링이라는 기법은 타 음원에 의존하여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샘플링에 있어 샘플 클리어 - 트랙을 제작하는데 재료가 된 음원들의 저작권을 소유한 사람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앨범 부클릿 등에 그 음원을 공개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제가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는 그 음악이 법적으로 정당한가에 대한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많은 논쟁에서 돈 주고 구입한 음원을 샘플링하는 건 정당하고, mp3샘플링은 불법이다(혹은 떳떳하지 못한 행위이다) 는 식의 논리를 접하게 되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군요. 리드머의 글에 잘 나와 있습니다.

여튼 샘플링으로 만들어진 음악은 기존의 음원을 편집한 2차 창작물이고, 기존 음원에 대해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라디오방송에서 음악을 틀 때마다 저작권자에게 돈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자본주의하의, 법치국가의, '정당한' 샘플링 되겠습니다.



2. 그렇다면 부정되어야 하나.

그렇다면 샘플 클리어하지 않은 모든 샘플링은 부정되어야 할까요?

저 개인은 상당히 극단적인 성격으로, 평소 정당한 댓가가 수반되지 않은 행위는 절대 지양하고 있으며, 주변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이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샘플링에 대해 이러한 과격한 생각은 조금 어긋난다고 봅니다. 말마따나 만약 샘플 클리어되지 않은 모든 샘플링이 부정되어야 한다면, 그것은 샘플링 음악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힙합은 발생초기부터 샘플링 - 쿨 허크의 저글링 - 에 의존해서 발전해 왔고, 힙합이라는 음악이 초기 희미한 음악적 형식에도 불구하고 타 음악과 다른 음악으로 분류되어 왔던 것은, 랩이라는 창법에 의한 것도 있지만, 그것이 샘플링의 음악이라는 점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빈곤하고 법률에 대해 무지했던 힙합 뮤지션들은 샘플링에 대한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았고, 그 덕분에 힙합은 크게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샘플 클리어 여부에 따라 뮤지션을 비판하거나, 혹은 비난하는 행위는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가볍게 사실만을 놓고 따져 보아도, 샘플 클리어를 하냐 안하느냐는 뮤지션 - 혹은 소속사 의 재력문제이지 그 사람의 음악적 역량, 그보다 더 중요한 예술적 의식수준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설적인 뮤지션이라 칭송하는 슈거 힐 갱, 아프리카 밤바타, Run-DMC, N.W.A, 프리모, Pete Rock, J-Dilla.. 일일이 전부 확인해 보면 좋겠지만, 이들은 샘플 클리어하지 않았습니다. 이들도 불법이고, 정당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들도 다 부정되고 Jay-Z나 에미넴같은 재력있는 뮤지션만이 인정받아야 할까요?

저는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은 샘플링 음악은 불법이니 부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뭔가 결함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주장은 중요한 무언가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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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2 20:19 2007/01/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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