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og for all and none

검색 :
RSS 구독 : 글 / 댓글 / 트랙백 / 글+트랙백

그녀의 전화

2010/01/10 21:12, 글쓴이 Soloture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화가 울린다.
그녀다.
발신자정보는 뜨지 않는다.
나는 그녀의 전화번호를 저장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번호도 외우고 있지 않다.
하지만 나는 직감적으로 이것이 그녀의 전화라는 것을 알았다. 잠시 Apple iPhone 3GS™액정에 뜬 번호를 응시한다. 그녀가 아닐 수도 있다. 잠시 망설였지만, 그녀면 또 어떠한가. 나는 전화를 받는다.
그녀다.
첫 마디가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는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토해낸다. 아마도 나에게 전화하기 전, 몇십번이고 되뇌었을 말들. 그녀의 말투는 절박하고, 말하고자 하는바는 명확하다. 그렇게 전달되는 내용에 진심이 느껴질 법도 하건만, 그러나 나에게 그녀의 진의는 서리낀 유리창처럼 불투명할 뿐이다.
끝도없이 말을 쏟아내는 그녀를 겨우 진정시켜 전화를 끊게 했다. 그녀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는 것은 안타깝지만, 이 기회에 확실히 전해두어야 했다. 계절이 바뀌면 그녀가 또 다시 전화를 해오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무척이나 한결같은 사람이다. 본디 사람이란 그렇게 한결같기 쉽지 않거늘. 나는 그 이유도 잘 알고 있다.

왜냐면















돈받고 전화하는 거니까.
YBM시사닷컴 전화좀 그만해라.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10/01/10 21:12 2010/01/10 21:12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