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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결산 - 음악편

2010/02/09 21:13, 글쓴이 Soloture
무려 2월들어서 쓰는 09년 결산(...). 한번 쭉 훑어보니 어지간히들 고만고만한것들만 나온 것 같기도 하고 해서 뽑아내는거 귀찮아하고 있다가 더 미루다가는 안하고 넘어가게 될 것 같아서. 올해의 나열기준은 아티스트 이름 알파벳순입니다. 선정기준은 변함없이 구입하여 청취한 앨범 중 내 마음대로.

2009년 좋았던 10개의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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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uild An Ark - Love

참 멤버도 더럽게 많은 밴드-라기보다는 프로젝트이지만, 묘하게도 앨범은 절대로 산으로 가는 법이 없다. 이 많은 멤버들을 조율하고 곳곳에 꽉차게 배치하면서도 자기 색깔 확실히 칠해주면서 넘어가는 카를로스 니노와 드와잇 트리블의 역량에는 감탄할 뿐. 아니, 얘들이 이끄는대로 모난데 없이 따라가는 이 집단 자체가 경이롭다고 할까. 폭넓은 참여자들의 음악적 색깔을 이리저리 모으는 과정에서 생겨난 넓은 사운드 스펙트럼을 프리재즈를 기반으로 냅다 후두려쳐 섞어버리는 대담함이 놀랍다. 하여간 프리재즈하는 더러운 놈들은 꼭 이런거 만들어서 듣는사람 머리통 쥐어짜게 하고 음악좀 해보려는 사람 의욕 다 꺾어놓고 여간 재수없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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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Dam-Funk - Toeachizown

일전에 번역한 인터뷰를 읽어보면 알 수 있듯, 철저하게 80년대 댄스홀을 주름잡던 훵키스타들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은 앨범. 씨디2장, LP로는 5장이라는 미친 볼륨에 짧지도 않은 트랙을, 심지어 에디팅도 없이 모조리 다 연주녹음으로 채워넣(었다고주장하)은 정성에 일단 압도당한다. 음악만 들어도 직선적이고 정열적인 사람됨됨이가 느껴질 정도. 80년대 훵크의 재탄생이니 어쩌니 하는 의미부여차원의 평가는 차치하고서라도, 그저 멜로디 흐트러뜨리고 붕탁그루브로 음울하게 채워넣고 콤프레서 찍 누르는게 대세가 되어가는 요즘 세상에 이렇게 멜로딕하게 그루브를 잘 살려내는 앨범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많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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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Georgia Anne Muldrow - Umsindo

사실 다른 앨범에서 이름 처음 봤을때는 남자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니까, 노래하는 이 여자가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엄청나게 하드한 무조의 그루브에 튀는 불협으로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이 반쯤 정신나간 여자의 음악은 사실 내 취향은 아니다. 거의 두들리 퍼킨스의 잃어버린 반쪽같은 느낌이 날 정도로 비슷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고, 두들리 퍼킨스의 재기는 아끼지만 그 방향없는 자유로움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나로 하여금 그동안 억지로 피해왔던 그녀의 음악을 강제로 대면하게 했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앨범은 정말 좋았다. 아쉬운 것은 재능은 하늘을 찌르고, 노래도 정말 잘하지만 다음 세대를 이끌어가기에는 오리지널리티와 진중함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 


4. Hypnotic Brass Ensemble - Hypnotic Brass Ensem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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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년 풀렸던 동명의 부틀렉의 정식발매인가도 싶지만 의외로 별 관계없는 물건. Alyo나 War정도가 겹칠뿐, 완전히 새로운 앨범이다. 익히 알려져있는대로 트럼펫 넷에 트럼본하나 넣는다든지 하는 존내 남자다운 편성을 추구하는 브라스밴드. 일견 그냥 빵빵터지는 브라스를 앞세운 아프로훵크밴드인 것 같지만, 트럼펫 네개를 한번에 쑤셔넣으려면 세상이 그렇게 관대하지는 않은법이다. 그냥 들으면 신나서 즐겁고, 귀기울이면 한층 아래 유기적으로 교차하며 휘몰아치는 라인들의 향연이 흐믓하다. 올 관악기편성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즐거움을 맛볼수 있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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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James Pants - Seven Seals

설레발과 낚시질 쩔어주는 스톤스로우의 상술속에 미리 싱글과 음원들이 대강 뿌려질대로 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을 강타했던 데뷔작 웰컴은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일년만에 바로 앨범을 하나 더 내놓은게 약간 얘도 막 쏟아낼 껀덕지가 보이긴 하는데.. 따라하는 애들이 아직 없어서 스타일 자체가 신선하고 유니크한 것도 있고, 익살스러운 사운드 운용이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느낌이 있어서 많이 들었던 앨범.슬슬 사운드 스케이프의 범위가 보여오기 시작해서, 다음작이 여러가지 의미로 기대된다.


6. Mayer Hawthorne - A Strange Arran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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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약빨이 들어가서 대박난거라고 일단은 생각하고 있지만, 스톤스로우의 무시무시한 푸시가 아니더라도 되게 잘 만들어진 앨범이다. 소울을 복각하려는 뮤지션들이야 작년 한해만 해도 Joss Stone이나 The Right Now등이 언능 떠오를 정도지만, 이정도의 플러스 알파를 가진 복각을 이루어낸 앨범은 없었던 것 같다. 확연히 스모키 로빈슨의 향내가 짙게 다가오면서도 인디스러운 소규모의 맛은 루즈하게 잘 살려내고 있는 좋은 앨범. 노래를 존내 못한다는건 그냥 귀엽게 봐줄 수 있다.



돌던져에서_나온_앨범은_모조리_뽑아놓을_기세.txt
ㅎ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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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Q-Tip - Kamaal The Abstract

미안 작년에 발매됐던 다른 오리지널 앨범들(...). 그래도 이걸 안짚고 넘어갈 수는 없잖아. 내 마음속에서 ATCQ 초창기 이후 큐팁이 가장 찬란하게 빛난던 앨범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래, 뭐 르네상스도 좋지만 이건 그냥 좆되는거고. 올해 정식발매된걸로 이제 거의 들어볼 사람들은 다 들어봤을테지만, 혹시라도 안들으면 큰일나는 앨범. 집에 카말한장씩은 다들 있어야 행복한 거잖아요.




8. Robert Glasper - Double Boo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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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글래스퍼의 음악적 깊이와 넓이는 측량할 수가 없다. 피아노주자이지만 그가 만드는 곡은 편성을 막론하고 대단히 섬세하고 아름다우며, 그가 함께 작업하는 뮤지션들은 그의 결과물만큼이나 다양한 장르에 속해있다. 앨범을 둘로 쪼개버리는 대담한 발상과 거침없는 실험정신, 그것을 실현해내는 연주력과 센스는 나이에 걸맞는 과감성과 나이를 초월한 내공을 동시에 보여주는 요소일 것이다. Yes, I'm country의 청명한 피아노연주와 Butterfly에서의 보코더까지 끌어와 쓰며 들려주는 사운드의 갭에는 확실한 경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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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Shafiq - EN' A-FREE-KA

개인적으로 올해들었던 사라의 작업물들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했지만, Shafiq가 이 앨범을 통해 들려준 음악들은 놀랍기만 했다. 세상에 어느 누가 이렇게 심플하고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그루브의 아프리카를 보여줄 수 있을까. 그 누구의 영향하에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기 어려울정도로 새롭고 충격적이었던 앨범.





10. Stonephace - Stoneph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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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구입해서 부클릿을 보기전까지만 해도 Adrian Utley(포티쉐드의)가 전체적으로 디자인을 하고 Larry Stabbins가 거기에 브라스를 불어놓는 앨범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이거 다시 보니 제멋대로 편성된 퀸텟이다. 게다가 아드리안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포티쉐드냄새 물씬나는 펑펑터지는 드럼패치와 괴상한 노이즈들은 사실 이름도 처음듣는 크르지즈조프 옥탈스키(Krzysztof Oktalski)라는 사람의 작품. 맞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여튼 포티쉐드처럼 분위기에서부터 곡 구성까지 모조리 세계멸망을 꿈꾸는 음악은 아니지만, 트립합을 근간으로한 새로운 재즈사운드를 들려주는 독특한 재미가 있다.
 


- 몇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어서 본문내용이 추가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영화편과 비디오게임편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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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9 21:13 2010/02/0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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