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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결산 - Best Games

2009/01/25 14:59, 글쓴이 Soloture
  • 최악의 앨범 목록을 뽑아볼까 하다가, 사실 저는 음악 구릴거같으면 안듣는 스타일이고, 음반이라는게 좀 듣다가 마음에 안들면 집어치우면 되는 물건이기도 해서 그냥 관뒀습니다. 릴리즈되는거 다 체크하는 편도 아닌데 근거도 부족한 리스트 뽑아놓고 혼자 괴로워하기 싫으네요.


2008 5 Best Games


1. 메탈기어 솔리드 4:건즈 오브 패트리엇츠 (Konami, PS3)

 차세대기로의 메탈기어를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메탈기어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나 유럽에도 절정의 인기를 달리는 보기 드문 시리즈였고, 따라서 그 기대감은 개발자들이 짓눌려 무너지기에 충분할 정도였을 것이리라. 그러나 막상 발매되고 손으로 받아본 메탈기어는 그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발군의 재미를 가진, 무결점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전작에 비해 부족한 자유도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시선도 있지만, 오히려 전작의 대중성을 해쳤던 지나치게 애매한 게임플레이를 고쳐 좀 더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또한 이런 부분에서 나타나는 메탈기어의, 매니아 대상의 '전장 시뮬레이션'보다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적절히 넘나들며 누구나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는,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죽도록 어렵게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성의 방향은 전작에서 좌절했던 플레이어들을 다시 불러모으는데 성공했으며, 많은 매체에서 올해 최고의 게임 중 하나로 메탈기어 4가 뽑힌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다 제쳐두고, 자신들이 뭘 만드는지 확실히 알고 자비없는 혹독함으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창작물은 언제나 접하기 즐거운 법이다.

2. 폴아웃 3 (Bethesda, PS3/XBOX360/PC)

 폴아웃은 대중적인 인기보다는 매니아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온 시리즈이고(물론 그렇다고 메이저 게임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따라서 몇십만 카피를 팔아오던게임이 첫주에만 470만장을 팔아치우는 괴물 소프트로 새로 태어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 기동하고나서 눈에 거슬리는 오블리비언 인터페이스 재활용의 문턱을 넘어서면 그 다음부터 머리속에 맴도는 것은 "하하하하하 우린 다른애들이랑 차원이 다른 게임을 만들거덩"하는 베데스다의 거만한 웃음소리. 북미게임 특유의 느슨함을 한껏 이용한 이번작의 무대 워싱턴 D.C.는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살아있는 세계이며, 그냥 랜덤으로 세계를 만들기보다는 퀘스트 안에 수 많은 진행방식을 준비함으로써 현명하게 해결한 자유도 문제 등 영리함이 돋보이는 게임 구조는 플레이 자체를 예측불허한 방향으로 이끈다. 모든면이 완벽한 게임은 아니지만, 딱히 비교할만한 게임도 없는, 여전히 독보적인 작품.

3. 락밴드 2 (Harmonix, PS3/PS2/XBOX360/Wii)

 올 한해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서 플레이했던 게임. 내용을 뜯어보면 기타프릭스+드럼매니아+노래방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고, 실제로 나도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지만 약간 근본부터 방향이 다르다. 차세대기의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한 풍부한 DLC의 제공은 단순히 선곡의 범위만 넓혀주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야리꼬미 플레이를 전제로 플레이타임을 늘려왔던 코나미의 리듬게임들보다 어렵지 않은 난이도로 더 긴 시간 유저들을 잡아둘 수 있게 해 주었다(5버튼을 사용하는 락밴드의 기타플레이는 3버튼만을 사용하는 기타프릭스의 그것보다 현저히 쉽다). 오리지널 곡이 아닌 기성곡들을 사용해서 대중성을 높이고, 곡 하나하나에 밴드의 퍼포먼스 애니메이션을 세세하게 제작하는 등 - 기타리스트의 핑거링 애니메이션은 정말 놀랍다 - 즐거움을 느낄 여러가지 요소도 산재해 있다. 다만 문제는 이놈이 전작에서 전혀 아무것도 달리진 게 없이 곡만 왕창늘어난 확장팩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락밴드 1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은 새로운 노래들의 추가와 투어모드의 의상이 약간 추가된 정도. 심지어 인터페이스고 뭐고 모조리 똑같다. 그래서 2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조금 민망한 감은 있지만, 재미는 확실하게 있는 물건.

4. 리틀빅플래닛 (Media Molecule, PS3)

 액션게임을 즐겨온 게이머라면, 그리고 액션게임을 만들어온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플레이 해봐야 할 충격적인 작품. 독특한 컨셉과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에 이끌려 게임을 플레이 하기 시작하면, 오소독스하면서도 다채로운 플레이, 완성도 높은 스테이지, 유저들사이에서 적극적으로 교환가능한 컨텐츠들에 둘러쌓여 어느샌가 행복하게 게임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스테이지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액션게임이라는 아이디어는 이미 여러 게임에서 시도된 부분이지만, 기기의 네트워크 기능을 이토록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용해 컨텐츠를 교환하고, 스코어를 기록하며 자신만의 행성을 꾸며나가는 재미를 주는 기본 아이디어의 응용방식은 실로 단순하면서도 놀랍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내장되어있는 스테이지들 또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메탈기어 패키지 같은 스테이지 DLC들의 퀄리티 또한 훌륭했다. 센세이션, 이 한마디로 설명 가능한 작품.

5. PixelJunk Eden(Q-Games, PS3)
 
 직관적이지만 허술하지 않은 게임 플레이, 매력적인 음악과 아트워크, 적당한 볼륨과 난이도. 약 10$에 가볍게 즐길 게임을 찾던 나는 이 게임을 받아보고 완전히 빠져버렸다. DLC게임다운 기름기 빠진 중량감은 가볍다기보다는 상쾌하게 다가왔고, 그렇다고 대충하고 치워버리게는 못 만드는 절묘한 난이도와 매력이 거기에는 있었다. 다른 쟁쟁한 패키지 게임들을 제치기에는 지나치게 담백한 감은 있지만, 오히려 이런 머리 꼬리 다 쳐내고 몸통만 남은 저용량 게임에 이 정도의 재미를 담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제작진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식스액시스라는 계륵의 간편하고 직관적인 이용이 인상적이어서 기분좋았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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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5 14:59 2009/01/2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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