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는 생전 처음이라던 다니엘 권은, 자신을 감추는 일에 서툴었다. 뭐든지 툭 터놓고 다 이야기해버렸고, 그 인터뷰 전문을 다 공개해버리면 비트볼이 뿌린 보도자료를 정면으로 엿먹이는 일이 되어버렸기에(...). 여기저기 그런 부분 편집하고, 섹스이야기 조낸 편집하고 해도 분량이 꽤 나왔다. 확실히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는데는 영어라는 언어가 격식없이 이야기할 수 있어 편한듯. 오히려 한국어로 인터뷰할 때보다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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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gs> 안녕하세요, 벅스입니다. 한국의 음악 팬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다니엘> 안녕하세요, 저는 다니엘 권입니다. 그리고 전.. 지금 카페에 앉아있고요.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네요(웃음).
Bugs> 이번에 앨범을 일본에서 발매하시게 된건가요?
다니엘> 아뇨, 이 EP는 아직 일본에서 발매되지 않았어요. 녹음은 일본에서 했지만. 지금 저도 일본에서 살고 있고요. 녹음 자체는 한 2년전에 했는데..
Bugs> 미뤄졌나요?
다니엘> 계속 미뤄지다가.. 제가 일본에서 알고 지낸 뮤지션의 회사에서 이것을 내주기로 했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꾸 미뤄지더군요. 작은 회사라 그런지 이런저런 사정이 있고, 저는 일본어를 모르니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잘 몰랐고요. 그렇게 2년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번에 비트볼에서 저에게 이메일을 보내줬어요. 앨범을 한국에서 발매하고 싶다고요. 제 음악을 제 마이스페이스( http://www.myspace.com/motelcheeseburger )에서 들었다고 했죠. 제가 일본에서 2년전에 녹음한 음원을 아직 들어보지는 못한 상태였고. 마이스페이스는 제가 만든 홈 데모들이 올라가 있었고, 그걸 발매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전 일본에서 녹음한 음원을 보내줬고, 비트볼은 제 일본 레이블 매니저와 연락을 해서 라이센스를 구입했죠.
Bugs> 그럼 2년전 일본에서의 녹음 이전에는 어떤 음악활동을 한 적은 없으신건가요?
다니엘> 네. 전 레코딩 하는 법도 혼자 집에서 익혔어요. 4트랙 테이프 녹음기를 사서 혼자 메뉴얼 읽고.. 그렇게 배웠죠. 작곡와 연주 테크닉은 레코드를 듣고 익혔고요. 정확하게 말하면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의 레코드들에서 배웠어요. 어릴적에 피아노와 바이올린은 배웠지만 기타는 14살때부터 혼자 연습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뭐든 혼자 하고 있었던 거죠.
Bugs> 그럼 기본적으로 음악교육을 받은 적은 거의 없는거군요?
다니엘> 음악교육을 위한 학교를 다닌적은 없죠. 학교에서는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웃음)
Bugs> (웃음)그럼 지금은 그래픽 디자인같은건 안하시나요?
다니엘> 프리랜서로 몇 가지 일은 했었어요. 언젠가는 풀타임으로 일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Bugs> 이번 앨범의 사운드는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이스페이스의 홈 데모들과 비슷한 질감의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녹음할때 어떤 식으로 했는지, 그 때의 이야기를 좀 들려주세요.
다니엘> 사실 녹음할때도 집에서 데모를 녹음할때랑 비슷하게 했죠. 녹음하러 가기전에 스케치를 해보고, 며칠정도 리허설을 했어요.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여섯곡을 6일안에 녹음해야하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그 전에 모든 작업을 다 마쳐야 했어요. 어려운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안에 해야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빠른 판단과 행동을 해야했고, 그 사이에서 몇 가지 우연이 겹쳐 놀랄만한 결과를 내기도 했어요. 재미있는 시간이었지요. 피아노와 기타는 제가 다 연주했고, 밴드 램프(주 : 다니엘 권을 일본으로 불러 녹음을 하게 한 소메야 타이요가 속해있는 밴드)의 멤버가 베이스를 맡아줬지요.
Bugs> 앨범 커버 디자인은 직접 하신건가요?
다니엘> 네, 제가 그렸어요. 백 커버도요. 그리고 약간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있던 부분이 있었는데, 비트볼에서 이메일로 제 앨범에 들어갈 소개말을 써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써서 보냈는데, 그때 술에 취해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Bugs> 술취해서 쓴거라고요?
다니엘> 네. 그래서 나중에 보니까 벌써 다 찍어놨더군요. 그래서 “잠깐 기다려! 그거 아직 다 쓴거 아닌데!” 하다가.. 다행히도 그 버전은 500장만 찍는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지금 앨범 재킷에 있는 소개글을 보면 굉장히 이상할거에요(웃음). 말도 안되는 말을 써놨죠.
Bugs> 당신 음악의 기본적인 메세지는 무엇인가요? 당신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자신의 음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세요?
다니엘> 아뇨, 그렇지 않아요. 전 메세지보다는 음악 자체의 소리나 작법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작사로 뭔가 말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는 하죠. 작사를 할때는 그냥 문득문득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적어뒀다가 그대로 가사화 하는 편이에요. 이미지에서 주로 영감을 많이 얻고요. 영화에서도.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아무튼, 음악 전체를 관통하는 메세지나 그런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웅변가도 이야기꾼도 아니니까요. 순간순간 지나가는 생각을 음악으로 만드는거죠. 일상에서 뭔가 떠오르면 바로 기타나 피아노를 잡아 스케치를 하고, 작곡을 할때도 큰 플랜을 세우기보다는 그런 작은 조각들을 직관적으로 모으는 편이에요.
Bugs> 자신을 a far-east asia tiger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다니엘> 아 그거. 그 가사를 쓴게 2년전인데 그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때그때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저의 태도를 반영시키기도 하니까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랬죠. 그때도 그 일에 대한 노래를 쓴 적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경험이었어요. 사실 전 아버지를 만난 적이 없거든요.
Bugs> 아 편모가정에서 자랐다고 하셨죠?
다니엘> 네. 제가 여섯살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어요.
Bugs> 한번도 보지 못하고 자란 아버지의 죽음이 실제로 크게 다가오던가요?
다니엘> 일단 신체적으로 아버지의 아들이니까요. 사실 그렇게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그때가 되니 신체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아버지와 연결되어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전까지는 그냥 어머니나 친척들을 통해서 몇 가지 사실을 들었을 뿐이었죠.
Bugs> 미국에서 소수자인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다니엘> 일반화할수는 없다고 봐요. 다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니까요. 저도 안 좋은 기억도 몇 번 있지만, 좋은 기억들도 있어요. 그런게 삶이죠. 한 웅큼의 카드를 받고 포커게임을 시작하지만, 무슨 카드를 받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에요. 받은 카드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거죠.
Bugs> 소메야 타이요씨에게 처음 이메일을 받고 지구 반대편에서 당신의 음악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다니엘> 물론 기분이 좋았죠. 멋진일이잖아요. 이렇게 한국에 와서 쇼케이스도 하게 되었고. 사실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듣고 좋아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어요. 오늘 할 라이브도 그렇고. 전 메들리 위주로 퍼포먼스를 하거든요. 몇곡이고 계속 이어나가죠.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웃음).
Bugs> 제 주변 사람들은 당신의 음악이 션 레논같다고 하던데요(웃음).
다니엘> 정말요? 이런, 전 션 레논이 누군지도 모르겠어요. 일본에 있을때도 사람들이 “당신, 션 레논 좋아하시죠”하고 몇 번 물어본 적이 있어요. 잘 모르겠네요. 전 에밋 로즈나 프랭크 자파의 영향을 받았어요. 제 음악의 어떤 요소가 그(션 레논)을 떠올리게 하는 지도 모르겠네요. 기타 소리라던지.. 하지만 음악적인 면에 있어서는 꽤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Bugs> 마이스페이스 주소가 특이하네요(motelcheeseburger). 어디서 따오신거에요?
다니엘> 아, 그건 영화에서 따온거에요. Greaser’s Palace라는 영화인데, 좀 이상한 서부영화죠.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가 감독했고요(주 : 아이언맨으로 유명해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아버지). 그 영화에 보면 motelcheeseburger를 언급하는 장면이 있어요. 자세한 건 영화를 직접 보시길(웃음). 제가 본 영화중에 아마 제일 이상한 영화일거에요. 그가 만든 Putney Swope라는 영화도 있는데, 거기어 앨범 타이틀인 Layin’in the cut을 따왔죠.
Bugs> 영화에 관련된 작업을 할 계획도 있으신가요?
다니엘> 친구에게 빌린 8mm 카메라가 한 대 있는데, 그걸로 도쿄 여기저기를 찍고 다니고 있어요. 그걸 제 음악이랑 합쳐서 편집해 웃기는 뮤직비디오처럼 만들곤 하죠. 편집하는 걸 좋아해요. 학교다닐때 만든 뮤직비디오도 있는데, 굉장히 무서운 영상이었어요. 호러 이미지를 많이 써서 괴이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죠. 제가 다닌 곳은 예술학교였으니, 그런 이상한 친구들이 많았죠.
Bugs> 하지만 별로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고요.
다니엘> 네, 학교는 정말 좋은 기억이 없어요. 그 자리에 앉아서 한 사람의 말을 몇시간이고 듣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싫었고.. 저에게는 별로 재미없는 곳이었어요.
Bugs> 한국에 와서 쇼케이스를 하게 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다니엘> 절 여기까지 불러서 기회를 가지게 해준 사람들에게 고맙죠. 전 기본적으로 한국인도 아니고, 한국어를 할 줄 아는것도 아닌데, 한국계라는 사실이 여기서는 특별한 의미를 갖더군요. 일본에서는 그냥 외국인이었잖아요. 사실 그런 것 때문에 한국에 오는 게 약간 꺼려지기도 했거든요. 한국에 아는 뮤지션도 없고.
Bugs>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다니엘> 계획은 딱히 없네요(웃음). 가능하다면 빨리 정식 앨범을 녹음하고 싶어요. 몇 가지 아이디어는 가지고 있는데 아직 마무리짓지 못했고.. 지금 EP가 막 발매된 참이니 여기에 신경쓰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사실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제가 뮤지션이라는 생각은 별로 안들어요. 누가 알겠어요? 한 2년쯤 뒤에는 기타에 대한 건 모두 잊고 그냥 결혼해서 살고 있을지. 제 계획은 그냥 계속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거에요.
by 한상우 - 본 인터뷰는 음악포털사이트 네오위즈 벅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상업적인 용도로의 이용 및 무단 수정을 엄격히 금지합니다.
다니엘> 안녕하세요, 저는 다니엘 권입니다. 그리고 전.. 지금 카페에 앉아있고요.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네요(웃음).
Bugs> 이번에 앨범을 일본에서 발매하시게 된건가요?
다니엘> 아뇨, 이 EP는 아직 일본에서 발매되지 않았어요. 녹음은 일본에서 했지만. 지금 저도 일본에서 살고 있고요. 녹음 자체는 한 2년전에 했는데..
Bugs> 미뤄졌나요?
다니엘> 계속 미뤄지다가.. 제가 일본에서 알고 지낸 뮤지션의 회사에서 이것을 내주기로 했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꾸 미뤄지더군요. 작은 회사라 그런지 이런저런 사정이 있고, 저는 일본어를 모르니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잘 몰랐고요. 그렇게 2년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번에 비트볼에서 저에게 이메일을 보내줬어요. 앨범을 한국에서 발매하고 싶다고요. 제 음악을 제 마이스페이스( http://www.myspace.com/motelcheeseburger )에서 들었다고 했죠. 제가 일본에서 2년전에 녹음한 음원을 아직 들어보지는 못한 상태였고. 마이스페이스는 제가 만든 홈 데모들이 올라가 있었고, 그걸 발매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전 일본에서 녹음한 음원을 보내줬고, 비트볼은 제 일본 레이블 매니저와 연락을 해서 라이센스를 구입했죠.
Bugs> 그럼 2년전 일본에서의 녹음 이전에는 어떤 음악활동을 한 적은 없으신건가요?
다니엘> 네. 전 레코딩 하는 법도 혼자 집에서 익혔어요. 4트랙 테이프 녹음기를 사서 혼자 메뉴얼 읽고.. 그렇게 배웠죠. 작곡와 연주 테크닉은 레코드를 듣고 익혔고요. 정확하게 말하면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의 레코드들에서 배웠어요. 어릴적에 피아노와 바이올린은 배웠지만 기타는 14살때부터 혼자 연습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뭐든 혼자 하고 있었던 거죠.
Bugs> 그럼 기본적으로 음악교육을 받은 적은 거의 없는거군요?
다니엘> 음악교육을 위한 학교를 다닌적은 없죠. 학교에서는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웃음)
Bugs> (웃음)그럼 지금은 그래픽 디자인같은건 안하시나요?
다니엘> 프리랜서로 몇 가지 일은 했었어요. 언젠가는 풀타임으로 일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Bugs> 이번 앨범의 사운드는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이스페이스의 홈 데모들과 비슷한 질감의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녹음할때 어떤 식으로 했는지, 그 때의 이야기를 좀 들려주세요.
다니엘> 사실 녹음할때도 집에서 데모를 녹음할때랑 비슷하게 했죠. 녹음하러 가기전에 스케치를 해보고, 며칠정도 리허설을 했어요.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여섯곡을 6일안에 녹음해야하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그 전에 모든 작업을 다 마쳐야 했어요. 어려운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안에 해야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빠른 판단과 행동을 해야했고, 그 사이에서 몇 가지 우연이 겹쳐 놀랄만한 결과를 내기도 했어요. 재미있는 시간이었지요. 피아노와 기타는 제가 다 연주했고, 밴드 램프(주 : 다니엘 권을 일본으로 불러 녹음을 하게 한 소메야 타이요가 속해있는 밴드)의 멤버가 베이스를 맡아줬지요.
Bugs> 앨범 커버 디자인은 직접 하신건가요?
다니엘> 네, 제가 그렸어요. 백 커버도요. 그리고 약간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있던 부분이 있었는데, 비트볼에서 이메일로 제 앨범에 들어갈 소개말을 써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써서 보냈는데, 그때 술에 취해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Bugs> 술취해서 쓴거라고요?
다니엘> 네. 그래서 나중에 보니까 벌써 다 찍어놨더군요. 그래서 “잠깐 기다려! 그거 아직 다 쓴거 아닌데!” 하다가.. 다행히도 그 버전은 500장만 찍는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지금 앨범 재킷에 있는 소개글을 보면 굉장히 이상할거에요(웃음). 말도 안되는 말을 써놨죠.
Bugs> 당신 음악의 기본적인 메세지는 무엇인가요? 당신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자신의 음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세요?
다니엘> 아뇨, 그렇지 않아요. 전 메세지보다는 음악 자체의 소리나 작법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작사로 뭔가 말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는 하죠. 작사를 할때는 그냥 문득문득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적어뒀다가 그대로 가사화 하는 편이에요. 이미지에서 주로 영감을 많이 얻고요. 영화에서도.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아무튼, 음악 전체를 관통하는 메세지나 그런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웅변가도 이야기꾼도 아니니까요. 순간순간 지나가는 생각을 음악으로 만드는거죠. 일상에서 뭔가 떠오르면 바로 기타나 피아노를 잡아 스케치를 하고, 작곡을 할때도 큰 플랜을 세우기보다는 그런 작은 조각들을 직관적으로 모으는 편이에요.
Bugs> 자신을 a far-east asia tiger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다니엘> 아 그거. 그 가사를 쓴게 2년전인데 그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때그때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저의 태도를 반영시키기도 하니까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랬죠. 그때도 그 일에 대한 노래를 쓴 적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경험이었어요. 사실 전 아버지를 만난 적이 없거든요.
Bugs> 아 편모가정에서 자랐다고 하셨죠?
다니엘> 네. 제가 여섯살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어요.
Bugs> 한번도 보지 못하고 자란 아버지의 죽음이 실제로 크게 다가오던가요?
다니엘> 일단 신체적으로 아버지의 아들이니까요. 사실 그렇게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그때가 되니 신체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아버지와 연결되어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전까지는 그냥 어머니나 친척들을 통해서 몇 가지 사실을 들었을 뿐이었죠.
Bugs> 미국에서 소수자인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다니엘> 일반화할수는 없다고 봐요. 다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니까요. 저도 안 좋은 기억도 몇 번 있지만, 좋은 기억들도 있어요. 그런게 삶이죠. 한 웅큼의 카드를 받고 포커게임을 시작하지만, 무슨 카드를 받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에요. 받은 카드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거죠.
Bugs> 소메야 타이요씨에게 처음 이메일을 받고 지구 반대편에서 당신의 음악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다니엘> 물론 기분이 좋았죠. 멋진일이잖아요. 이렇게 한국에 와서 쇼케이스도 하게 되었고. 사실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듣고 좋아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어요. 오늘 할 라이브도 그렇고. 전 메들리 위주로 퍼포먼스를 하거든요. 몇곡이고 계속 이어나가죠.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웃음).
Bugs> 제 주변 사람들은 당신의 음악이 션 레논같다고 하던데요(웃음).
다니엘> 정말요? 이런, 전 션 레논이 누군지도 모르겠어요. 일본에 있을때도 사람들이 “당신, 션 레논 좋아하시죠”하고 몇 번 물어본 적이 있어요. 잘 모르겠네요. 전 에밋 로즈나 프랭크 자파의 영향을 받았어요. 제 음악의 어떤 요소가 그(션 레논)을 떠올리게 하는 지도 모르겠네요. 기타 소리라던지.. 하지만 음악적인 면에 있어서는 꽤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Bugs> 마이스페이스 주소가 특이하네요(motelcheeseburger). 어디서 따오신거에요?
다니엘> 아, 그건 영화에서 따온거에요. Greaser’s Palace라는 영화인데, 좀 이상한 서부영화죠.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가 감독했고요(주 : 아이언맨으로 유명해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아버지). 그 영화에 보면 motelcheeseburger를 언급하는 장면이 있어요. 자세한 건 영화를 직접 보시길(웃음). 제가 본 영화중에 아마 제일 이상한 영화일거에요. 그가 만든 Putney Swope라는 영화도 있는데, 거기어 앨범 타이틀인 Layin’in the cut을 따왔죠.
Bugs> 영화에 관련된 작업을 할 계획도 있으신가요?
다니엘> 친구에게 빌린 8mm 카메라가 한 대 있는데, 그걸로 도쿄 여기저기를 찍고 다니고 있어요. 그걸 제 음악이랑 합쳐서 편집해 웃기는 뮤직비디오처럼 만들곤 하죠. 편집하는 걸 좋아해요. 학교다닐때 만든 뮤직비디오도 있는데, 굉장히 무서운 영상이었어요. 호러 이미지를 많이 써서 괴이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죠. 제가 다닌 곳은 예술학교였으니, 그런 이상한 친구들이 많았죠.
Bugs> 하지만 별로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고요.
다니엘> 네, 학교는 정말 좋은 기억이 없어요. 그 자리에 앉아서 한 사람의 말을 몇시간이고 듣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싫었고.. 저에게는 별로 재미없는 곳이었어요.
Bugs> 한국에 와서 쇼케이스를 하게 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다니엘> 절 여기까지 불러서 기회를 가지게 해준 사람들에게 고맙죠. 전 기본적으로 한국인도 아니고, 한국어를 할 줄 아는것도 아닌데, 한국계라는 사실이 여기서는 특별한 의미를 갖더군요. 일본에서는 그냥 외국인이었잖아요. 사실 그런 것 때문에 한국에 오는 게 약간 꺼려지기도 했거든요. 한국에 아는 뮤지션도 없고.
Bugs>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다니엘> 계획은 딱히 없네요(웃음). 가능하다면 빨리 정식 앨범을 녹음하고 싶어요. 몇 가지 아이디어는 가지고 있는데 아직 마무리짓지 못했고.. 지금 EP가 막 발매된 참이니 여기에 신경쓰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사실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제가 뮤지션이라는 생각은 별로 안들어요. 누가 알겠어요? 한 2년쯤 뒤에는 기타에 대한 건 모두 잊고 그냥 결혼해서 살고 있을지. 제 계획은 그냥 계속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거에요.
by 한상우 - 본 인터뷰는 음악포털사이트 네오위즈 벅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상업적인 용도로의 이용 및 무단 수정을 엄격히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