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og for all and none

검색 :
RSS 구독 : 글 / 댓글 / 트랙백 / 글+트랙백

임진모와 애플걸

2010/04/10 01:52, 글쓴이 Soloture
1. 예전 포스팅에서 임진모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그래미 석권에 대해 "좋은 음악은 통한다"라는 역사적인 코멘트를 남겼다는 인용을 한 적이 있다. 이건 정말 마오쩌둥의 불후의 명언 "저 새는 나쁜 새다"급의 길이남을 삽질 코멘트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한다.

2. 애플걸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는 흥미롭다. 그녀의 평가할 수 있을만큼의 연주는 보여주지 않아서 그녀의 연주기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노래솜씨는 어설프게 가수를 흉내내는 일반인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클립의 베플을 보면

I didn't like any of the songs you use, but after I heard your singing I started to love them, you change people :)

라고 쓰여있는데, 이 사람이 안듣던 노래들을 듣게 된 이유는 뭘까. 분명 그녀가 불러왔던 노래들은 커머셜한 곡들이고, 보통사람의 심정에서 보았을 때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는 문제였지만, 그렇다고해서 마치 학예회 무대같은, 애플걸이 부른 노래 그 자체가 대단히 감명스러울리도 없다. 그보다 재능있고, 심금을 울리며, 더 담백하고 진솔한 슬로우 모션의 커버클립들은 유튜브에만도 차고 넘친다. 결국 어필하는 것은 아름다운 외모와 아이폰이라는 힙 아이템일텐데, 만일 저 베플러가 진심으로 댓글을 단 것이라면 사람들은 노래부르는 클립속에서의 진정성을 외모와 잘나가는 가젯을 통해 비추어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음악을 폄하할 이유도 없고, 깎아내리고 싶지도 않지만 음악 자체의 진정성이라는 말이 얼마나 공허하게 들리는지는 굳이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가며 임진모의 발언을 소급할 필요없이, 애플걸의 트위터에 도배된 그녀의 소위 "음악사랑"만 훑어봐도 강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중의 머리가 커지면서 전염병처럼 퍼지기 시작한 단일요소의 진정성이라는 존재하지 않는 잣대가 얼마나 보고있는 사람을 어처구니없고 피곤하게 만드는지,그것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는 머저리들이 소위 매체라는 분야에까지 진출해 얼마나 귀를 틀어막고싶게 만드는지는, 아는 사람은 알겠지.

그냥 아이폰 OS  4.0 업데이트 기다리면서 지루하길래.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10/04/10 01:52 2010/04/10 01:52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