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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緣

2007/01/13 18:54, 글쓴이 Soloture


1. 개인적으로 저는 -  저의 지인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압니다만:) -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세상 어느 누가 그렇지 않겠느냐만은, 저는 저 나름대로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하나하나 생각하고, 느끼고, 그에 따라 무언가를 하는 편입니다. 그냥 어이 시밤바 친구니까 그정도는 이해해 줘야 되는 거 아냐 는 식의 보편적인 방법은 어쩐지 저에게는 맞지 않고, 솔직히 말해서 저런 취급을 당하는 것도 썩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에 뭐 저는 바다와도 같이 넓은 아량을 가진 사람인지라^^ 사실 뭐든 이해해드리려고 노력합니다만, 이해를 강요당하는 것 만큼은 절대로 이해하지 않습니다.



2. 최근에, 꽤 길게 끌던 인연 하나를 끊었습니다. 이해타산에 따른 대인관계 구축을 생리적으로 굉장히 싫어하는지라 의도적으로 사람을 사귄다던지 절교를 선언한다던지 하는 행위는 기피하는 편입니다만, 이번에는 그렇게 되더군요.
인연이라는 것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꽤 매력적입니다. 물론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교감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쾌락도 매력적이겠습니다만, 모든 것이 비분절적이고 확실하지 않은, 그래서 인간에게는 너무나 벅차기 그지 없는 이 세상에서 인연이야 말로 인간에게 종속된 몇 안되는 존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사람을 안다는 게 그렇잖아요. 이 사람을 안다 모른다, 하는 것은 명확하게 구분이 된다고 생각하잖아요. 앎으로 인해 그 다음 수순이 오고, 그리고 나서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어서는 다채로운 비분절성이 다시 우리의 감각을 괴롭히겠지만, 적어도 두 다른 이성이 접촉하는 순간에 있어서는 시간축 위에 잉크방울이 똑 떨어지듯이 무언가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믿었거든요.
그런데 그렇지도 않았나 봅니다. 저는 잉크방울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흔적도 남지 않는 물방울이었던가 보죠. 결국은 오해가 균열을 불러 일으키고, 용서가 있었어야 할 자리에 추잡한 자존심 세우기만 남았습니다. 저 정말 못된 냉혈한인거 같아요. 악당이네요 악당.



3. 제가 세상만사 너무 얕잡아 봤던 거지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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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3 18:54 2007/01/1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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