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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더 지니어스 시즌2 1화 리뷰

기록의 차원에서, 시즌2는 매주 리뷰를 한번 써 보려고 합니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시즌1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플레이어들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 분석했었습니다. 시즌2에서도 비슷한 프레임으로 보려고 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자면,


우선 협동형 플레이어들이 있습니다. 이를 타입1이라고 합시다. 이 사람들은 승부의 세계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일반인들입니다. 따라서 경쟁보다는 협동에 익숙해져 있으므로, 게임에 대한 분석력과 결단력보다는 정치력과 친화력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이준석, 최정문, 최창엽, 이상민, 김경란, 성규, 김풍, 김구라가 여기 속하겠죠. 이 중에는 단순지능으로는 다른 이들을 압도하는 인물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준석과 최정문. 그러나 이 타입의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를 정확히 모르고, 무엇보다 승부에 가장 중요한 결단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승부처에서 리스크를 짊어질 수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최종전 2세트의 결합게임에서 김경란이 좀처럼 결을 외치지 못하는 부분에서 드러나죠. 물론 서포트 플레이어들의 수준차이 때문에 결을 부르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차피 결을 외쳐서 서포터들이 문제를 푼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본전.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단순히 문제를 풀기보다는 결을 부를 수 있는 전략을 가지고 접근했어야 합니다. 홍진호는 이것을 알고 있었고, 김경란은 그저 눈앞의 1점을 잃는 것이 무서워서 전체 승부를 포기하고 말았죠. 이는 타입1의 플레이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남을 이용할대로 이용하고 뒤에 숨어서 이미지메이킹에만 급급했던 김경란보다 자기가 저지른 일에 어느정도 정면으로 책임을 질 줄 알고 정정당당하게 이용해먹을 줄 알았던 이상민이 훨씬 우수한 플레이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타입2, 승부형 플레이어들입니다. 물론 차민수와 홍진호. 이들은 승부에 익숙하고,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그를 충분히 활용할 줄 아는 이들입니다. 게임의 세부적인 결을 볼 줄 알고 룰을 뛰어넘은 사고에 익숙하며, 수읽기에도 능통하죠. 홍진호가 어리숙해보여서 초반에 무시를 받았었지만, 그는 오랜기간 정점을 찍은 인물이었으며 정상의 자리를 오래 유지하며 싸워온 경험이 있습니다. 데스매치의 절대자로 군림해 결국 우승을 차지하게 된 사실이 그것을 증명하죠. 이 타입의 인물들의 가장 큰 약점은 사람에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게임의 룰에만 집중하고 그것을 파훼하는데는 탁월하지만, 다수의 인원들이 판을 흔드는 초반에는 정치력싸움에 밀려 휩쓸려나가기 쉽죠. 더불어 절대적으로 수가 적을 수 밖에 없고 우수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집중견제의 대상이 되어 차민수처럼 조기 탈락할 수 있습니다.


타입3는 병풍형 플레이어입니다. 물론 차유람, 박은지, 김민서죠. 이들은 승부하는 뇌, 그리고 사교하는 뇌가 아예 없습니다. 정상급 운동선수인 차유람이 이 정도로 승부하는데 아무 생각이 없다는게 이상하긴 합니다만, 그녀의 종목 특성상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당구는 관심도 없고 그래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차유람은 시즌1 내내 아무것도 안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 안에서도 여러 부류로 나뉘긴 하는데, 대표적으로 차유람과 박은지는 둘 다 병풍이지만 둘은 아주 다른 플레이어입니다. 차유람은 수동적이고 뇌가 없는 플레이를 하기는 하지만 시종일관 정정당당하며 배신을 절대 하지 않고, 나름의 승부욕을 가지고 게임에 임합니다. 덕분에 딱히 명장면을 만들어내거나 하지는 못했어도, 게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기말로서 자신의 역할을 어느정도 다 하죠. 하지만 박은지는 다릅니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게임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습니다. 게임이나 방송보다는 자기 자신이 티비에 어떻게 비치는지,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가 훨씬 중요하며, 다른 플레이어들을 우습게 여깁니다. 그녀는 머리가 나쁘지는 않지만 지나치게 이기적이기 때문에 자신을 게임에서 유리시켰고, 자연스럽게 병풍으로 전락한 경우입니다. 이것이 정점을 찍었던 것이 8회전 데스매치였죠. 개인적으로 차유람이 언제 탈락하던지 아무 관심도 없었지만, 명백한 부정행위로 게임 자체를 우습게 만들어버리면서 뻔뻔한 얼굴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박은지를 보면서 참 열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애시당초에 방송에 참가했으면 안되었을 플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시즌2의 1화는 정말 새 시즌의 오프닝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전개를 보여주었습니다. 1화의 주인공은 틀림없는 남휘종이었으므로 그를 중심으로 서술해보도록 하죠.


남휘종은 대단히 세속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단기적인 목표설정과 달성에 ‘익숙해져(능하지는 않음)’ 있고, 자신의 두뇌에 대한 자신감이 엄청납니다. 아마도 학원강사로 전락하게 된 자격지심과도 연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당신이 누구건 간에 순수 두뇌로는 날 이길 수 없다’는 느낌이 그냥 얼굴에 써 있습니다. 척 봐도 재미있는 캐릭터이며, 당연하게도 게임 안에서는 봉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게임의 탈락자 후보는 남휘종이 사자를 뽑은 순간 정해졌다고 봐야 합니다. 그는 크게 두 가지 실수를 저지릅니다. 첫째는 사자가 이 게임에 가장 유리한 동물이라고 착각하고 자신을 과신한 것. 둘째는 임윤선과 긴밀하게 연합하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사자는 사실 살아남기 어려운 동물입니다. 매 라운드 먹이를 찾아야 하고, 한정된 피식자를 놓고 다른 포식자들도 신경써야하며, 뱀도 물지 말아야 하고, 하이에나의 방해도 뚫어야 하죠. 단적인 예로, 1라운드에 하이에나(홍진호)가 눈치빠르게 뱀을 물고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4라운드에는 필연적으로 죽어야합니다. 이 때문에 4라운드에 먹이를 확보하기 위해 쥐(임윤선)과의 연대가 가장 중요하죠. 사실 사자는 쥐와의 소규모 연대만을 하고 솔플로 살아남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일 듯 싶은데, 왜냐면 어떤 동맹을 맺든 사자는 갑의 위치에서 무언가를 요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게임에서 패배한 경우 심리적으로 가장 타인에게 빚을 많이 지는 위치에 설 수 밖에 없고, 따라서 탈락자 후보로 지목되기도 쉽죠. 이 게임의 데스매치 플레이어는 남휘종이 사자를 뽑고 좋아라 지-_-랄을 떨면서 온갖 위세를 부린 순간, 그리고 임윤선이 남휘종의 요구를 따르지 않고 연대를 위해 행동하기로 한 순간 이미 정해졌다고 봐야 합니다(남휘종은 탈락자 후보로 지명될 테고, 그는 당연히 앞뒤 안보고 자기를 배신한 임윤선을 지목할 테니). 참 그 똑똑하다는 사람이 기본적인 리딩도 못하고 그냥 잡아먹을 생각에 좋아라 흥분하는 걸 보니 그 학벌이 다 뭔가 싶고.. 이 게임은 생존 게임이지 킬 따먹는 게임이 아니라는 기본적인 사실, 그 촬영현장에서 남휘종을 제외한 모든 플레이어들이 다 알고 있었던 사실을 아예 눈치도 못채더군요. 결과적으로는 완전히 광대가 되어서 각자 생존을 모색한 여타 플레이어들의 도구로 전락하고, 임윤선이라는 걸출한 플레이어를 돋보이게 하는 악역으로서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됩니다. 데스매치에서까지 보여주는 그 대단한 자존심은 대체 어디서 오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가 정말 쪽팔리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승부를 하러 와서 이기기 위한 행동은 단 하나도 하지 못하고 매 순간 패배로 빠르게 자신을 집어던진 근시안적인 사고방식이어야 할 것입니다. 남휘종은 전형적으로 ‘우수하지 못한’ 타입1의 플레이어였습니다. 이준석과 비교하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준석은 훌륭한 게임리딩과 우수한 전략으로 자신의 두뇌를 입증했습니다. 다만 그는 자신의 전략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것이 발목을 잡았죠. 남휘종 덕분에 1화가 재미있게 흘러간 것은 사실입니다만, 플레이어로서 비교하기에는 좀 미안한 감이 큽니다.


임윤선은 1화의 진 주인공이었지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데스매치에서 보여준 카리스마와 재경을 포섭해 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정치력은 분명히 우수하지만, 그녀에게는 아직도 퀴스방송에서 순식간에 수열문제를 풀어내던 무시무시한 두뇌가 있습니다. 변호사인 만큼 승부에도 익숙할 것이고, 정치력과 승부하는 두뇌를 둘 다 갖춘 완전체일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에 앞으로 활약이 아주 기대되며, 현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노홍철은 이미지와 다르게 실제로 명석한 사람은 아니고, 정치력도 은지원이나 이상민에 비해 좋아보이지도 않으므로 조기탈락이 예상되고, 반대로 은지원과 이상민은 좀 더 오래 살아남으리라 생각합니다. 임요환은 자신이 최고 수준의 전략가라가는 사실은 과거 게이머생활로 이미 입증했지만, 반대로 그가 게이머 시절 보여준 빈약한 임기응변과 이번 1화에서 보여준 모습을 볼 때 한순간 판세를 잘못 읽어 훅 갈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이다혜는 딱히 보여준 것은 없지만 바둑기사들이 매 대국 벌여야 하는 미친 수준의 수읽기와 심리전을 고려하면 본 게임, 특히 데스매치에서 겁나게 쎌 것으로 기대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1에서 홍진호가 맡았던 데스매치의 히어로(히로인)기믹을 이어받게 되지 않을지. 그 밖에는 딱히 눈에 띄는 플레이어는 없던 것 같네요. 다만 김재경양이 꽃병풍으로 오래 살아남기를 응원합니다^^ 화이팅^^


현재까지 간략한 분류는 타입1에 은지원, 이상민, 노홍철, 이은결, 남휘종, 임윤선, 타입2는 임요환, 이다혜, 홍진호, 임윤선, 병풍은 조유영, 김재경, 이두희, 유정현 정도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행되면서 병풍역 플레이어들이 얼마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판을 흔들지가 기대되네요..는 뻥이고 얘네한테 거는 기대따위는 없고, 은지원, 이상민, 임윤선, 홍진호, 이다혜정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그럼 다음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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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1 13:31 2013/12/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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