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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서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2007/03/19 16:13, 글쓴이 Soloture
신해철씨에게...에서 트랙백


 많은 폭풍의 중심에 서 계시는 신해철씨께서 이번에는 개고기 문화에 대해서 한 말씀 하신 모양입니다. 여기저기 폭풍이 지나간 잔해물처럼 흔적이 많이 남아 있네요. 참 이런 민감한 문제에 자극적이기 유명한 신해철씨의 발언을 대충 뚝뚝 끊어서 내보내다니, 군삼녀 사건에 이어 방송관계자들의 개념머리에 대해서 다시한번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안타까운게, 이런 원문 같은 분들도 계시다는 겁니다. 애견가분들. 개 잡는 거 보면 정말 슬퍼하시고, 개 먹는 사람들 혐오하는 분들. 신해철씨의 발언에서 상처를 받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신해철씨의 발언의 요는 아마 이것일 껍니다. 왜 개고기는 혐오스럽고 추방되어야 하며 비난받아야 하고, 소고기는 자연스럽게 먹는가. 따지고보면 더 많은 병폐를 양산하고 있는 것은 소고기 쪽이고, 소고기가 서양음식의 주 재료로써 인정받고 있다면 개고기가 그렇지 말아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 개고기에 대한 7가지 오해와 진실이라는 웃기지도 않은 기사도 있는 모양인데, 제가 보기에 저 기사에서 그나마 좀 봐 줄 만한 건 개고기가 불법이라는 사실과 비 위생적이라는 사실 뿐입니다. 나머지는 억지 생떼에 불과합니다(프와그라도 고래고기도 개고기도 문화가 아닙니다. 그저 풍습일 뿐입니다. 라는 대목에서는 웃음도 안 나옵니다). 한국의 전통 음식도 아닌 것을 왜 굳이 안고 가냐고요? 와, 그럼 광우병 파동때 일본의 가츠동집은 다 도산했어야 했네요? 일본 전통문화도 아닌 것을 뭘 그렇게 많이 팔아제껴서 열도에 광우병을 널리 퍼뜨려대느냐는 비난을 받았어야 했네요?

 애견가 분들의 개고기 문화에 대한 반론의 요지는 대부분 [어떻게 가족같은 개를 먹을 수 있냐]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것 이외에 합리적인 반론은 본 적이 없습니다. 가족을 잡아먹는 풍습을 옹호한 발언..입니까. 개고기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은 가난한 국가에서나 하는일..인가요. 신해철씨의 발언은 [다 같이 개를 잡아잡숫자]가 아니라, [왜 문제를 맹목적으로 한쪽 면만 보느냐]는 뜻입니다. [넓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보자]는 발언을 왜곡해서 듣고 있는 쪽은 오히려 애견가 분들인 겁니다.

 또한 개고기가 혐오스럽고 먹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에 서 계신분들은, 논리적으로 모든 육식을 금하셔야 합니다. 어떻게 개랑 돼지 소 새가 같냐..는 바보같은 논리를 펴는 분은 요즘 없으시겠죠. 자신의 애견행위가 존중받고 남들이 개를 먹자는 권유를 하지 않는 상황을 바라신다면, 당연히 소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소를 먹지 않음으로서 존중해야하고, 돼지도 마찬가지고, 조류도 마찬가지고(이런! 치킨과 계란!), 파충류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히 사랑스럽고 귀중하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자신이 키우고 있는 포유류 한 개체에 한해서만 적용해야 하는 감정입니다. 아무리 넓게봐도 애완견과 식용견을 동일시해서 먹지 말자는 논리는 억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설사 도저히 식용견과 애완견을 나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개를 사랑하신다고 해도,

보신탕을 혐오하는 것과, 먹지 말라고 비난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행위입니다.


 보신탕을 비판하시려면 그것의 불법성 혹은 비위생성과 같은 맥락의 합리적인 근거를 대야지, 어떻게 개를 먹니, 그렇게 미개하게 살면 좋니, 남들 다 욕하는게 왜 굳이 먹어 따위의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이며 유아적인 표현를 써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적어도 하나의 의견을 제시하는 애견가로써 존중받고 싶으시다면요. 어떻게 가족같은 개를 먹어! 라는 외침에는 맛있으니까, 라는 의미없는 대답이 돌아올 뿐입니다. 이런식이라면 개 먹는 문제에 대해 별 생각 없었던 사람들도 애견가 분들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 밖에 없을 껍니다.

 앞뒤없이 개고기 문화에 대해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결국 애견가를 바보로 만들고, 엄연히 존재하는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부정하며, 나아가 한국이라는 사회에 대외, 대내적으로 모순을 만들어버리는 일입니다. 개고기는 현재 버젓이 팔리고 있고, 그것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존재하며, 그것을 파는 사람들은 모조리 악당이 아닙니다. 개를 사랑하신다면 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에 대해 더욱 잘 알고, 만약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부정하며 엉엉 우는것 보다는, 현실적으로 개고기 문화를 몰아낼 방법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시는게 여러모로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애견가 분들이 개에 대해 깊게는 생각 안하신다는 데 대해 좀 놀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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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9 16:13 2007/03/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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