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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텐도에의 조언

2009/05/06 20:19, 글쓴이 Soloture

휴대용게임기라 서드파티가 중요하지 않다?

게임기기 사업이라는 것은 무릇, 물론 해당 기기의 스펙도 중요하겠지만 서드파티의 존재 모습, 더 나아가 제공할 수 있는 컨텐츠의 확보에 따라 그 성패가 크게 좌우되는 분야이다. 매트릭스과 파판7을 확보할 수 있었던 플레이스테이션이 당당히 왕좌에 등극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었으리리라. 게임기라는 물건은 가정용이건 휴대용이건 게임기인 이상, 서드파티가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다. 따라서 만약 GP32 Wiz(이하 Wiz)에 서드파티가 중요하지 않다는 논리를 펼치려면 이것이 휴대용 게임기라서가 아니라 일종의 PMP에 가깝다는 것 - 기사 후반에서 강조하고 있는 - 이 근거가 되었어야 한다. 그렇다면 Wiz가 종합 디지털 미디어 재생기기의 목적을 지닌다고 할 때, 과연 서드파티의 중요성이 줄어들까? 게임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이상, '명텐도'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상, 지극히 게임기스러운 외관을 지니고 있는 이상 게임파크가 Wiz를 어떤 컨셉으로 제작했고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고있는가에는 관계없이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휴대용 게임기의 이미지가 강하게 박힐 수 밖에 없다. 또한 실제로 Wiz는 많은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PMP이상의 종합적인 기능을 지닌데다 저렴한 가격까지 갖춘 매력적인 기기이지만, 그러기 때문에 발생하는 더 큰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 바로 컨텐츠의 부족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Wiz의 서드파티는 열악하고, 이 부분은 다양한 게임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커버하려고 하고 있다. 심지어 불법적인 요소가 강하게 포함되어 있는 에뮬레이터 게임들이 구동가능하다는 사실이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정도이니. 여기에서 종합 미디어 기기로 나간다면 어떠할까? 게임파크는 소니나 마소, 닌텐도와 같이 네트워크를 통한 영상 및 음악, 게임 컨텐츠의 보급이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Wiz에 들어가야 하는 동영상과 음악은 상당부분 불법 다운로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결코 양성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없을것이다. 이 부분에서 Wiz와 가장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Wiz가 제공하는 거의 모든 기능을 더 훌륭하게 제공하며 가장 직접적인 실제 경쟁상대인 PSP에게 완전히 밀릴 수 밖에 없다. PSP또한 갖가지 기능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게임 하나만 가능하게 만든 DS에 절대적인 점유율에서 크게 밀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Wiz의 미래가 밝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기사에 나온 조언 1에 대한 딜레마가 발생하게 된다. Wiz가 만약 종합 디지털 기기의 성격을 메인으로 내세운다면 명확하고 간결하게 설명될 수 있는 기기가 아니다. PSP는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브랜드가 이미 존재했고, '이것 저것 다 가능한, 미래의 생활을 바꿔줄 디지털 필수품'정도의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성향까지 고려한 사업전개가 가능했다. 하지만 Wiz는 게이머들의 구미도 당기지 못하면서, 그렇다고 PMP에 비해 월등히 나은 미디어 재생기능을 보여주지도 못한다. 여기에 어느정도의 가격선을 유지하면서 DMB를 추가하는 것까지는 무리해서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결국은 사족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터치 스크린 이외에 마땅한 입력도구가 없는 Wiz에 전자사전을 탑재하는 행위는 의미없는 용량낭비에 가깝다. 부모님들은 결코 십자키와 버튼이 달린 기기를 전자사전 사주듯이 사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Wiz는 망할 수 밖에 없나?

개인적으로 게임파크가 지난 GP32 시리즈를 개발하면서 해외 제작사들에 크게 어필하지 못해왔던 점이 상당히 아쉽다. GP32시리즈는 좋은 성능을 가진 기기였고, 자금력과 좋은 마케팅 성과가 병행될 수 있었다면 좀 더 지속성을 가지고 어필하여 Wiz에도 서드파티를 어느정도 갖출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Wiz의 선결과제는 서드파티의 확보일 수 밖에 없다. PSP가 DS에 밀린다고 해도 가격대나 대상 구매층을 고려해볼 때 결코 실패한 기기는 아니다. 오히려 DS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게임들을 확보하여 제공함으로써, DS와는 확연히 다른 시장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소프트를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Wiz는 대형 제작사와 무리해서 계약하기보다는 차별화된 라인업을 확보하는 편이 현명해보인다. 현존하는 휴대용 게임기기중에 온라인 게임환경을 제공하지 않는 기기는 없지만, 아직까지 MMORPG같은 본격적인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기기는 없다. 따라서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등을 개발할 수 있다면 오히려 온라인 게임 이용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며 업계에서 나름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덧. 게임보이 미크로는 소형PS2와 같이 해당 플랫폼에서 차세대로 넘어가기 전에 시장을 닫는 의미에서 제작된 기기이다. 애초에 성공/실패를 따질만한 플랫폼은 아니지 않았나 싶다.


제나두님께는 불미스러운일에 사과드립니다.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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