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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유저로서의 1년, 나의 컴퓨터 환경

2009/10/07 22:33, 글쓴이 Soloture
탐욕스러운 일요일들이 공휴일을 다 잡아먹고 있는 올해 달력을 보며 작년 말쯤 탄식을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추석이 끝나 2009년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맘때쯤이면 미국에서도 추수감사절 시즌이 다가와서 도시가 시끄러워지는데요. 작년에는 얼어붙은 경기때문에 그렇게 큰일은 아니었지만 추수감사절이 돌아오는 주 금요일에는 Black Friday라고 해서 전 미국이 미친 세일쇼를 벌여댑니다. 경제가 안좋아 좀 시들했다던 작년에도 전날밤부터 5번가에는 오픈을 노리는 매의 눈을 가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세일을 노리고 있었지요. 덕분에 어지간해서는 세일하는 법이 없는 애플의 제품들도 이 시기에는 약간이나마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한번 맥을 써보자, 하고 별 생각없이 결정한 것도 작년 이맘때. 그래서 2008년 블랙 프라이데이에 시작된 10년 윈도우즈 유저의 맥 탐험은 이래저래 1주년 - 까지는 한달가량 남았지만 - 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물론 긴 시간을 살아온것은 아닙니다만, 태어나서 여태까지 제 주변의 한국인 중 애플 컴퓨터 제품을 사용했던 사람은 DJ Soulscape형이 유일했습니다. 그것도 형이 직접 맥을 사용하는 것을 본 것은 2007년. 저는 1984년부터 2007년까지 개인적인 맥 유저를 본 적이 없는 겁니다. 제가 맥을 사게 된 이유중 하나는 물론 형이 이래저래 뽐뿌질을 하셨었던 것도 있지만(...), 맥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맥을 사용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체감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윈도우즈와 비교해보고싶기도 했고요. 아직까지 맥을 완전히 사용해냈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분명 맥 유저로서의 저보다는 윈도우즈 유저로서의 제가 더 많은 경험과 능력을 가졌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1년동안 맥을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함과 편의등을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현재 본인의 맥 상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의 Dock에 올라와 있는 프로그램들


우선 메일은 기본 프로그램인 Mail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웹 브라우저를 파이어폭스를 사용하고있기 때문에 썬더버드의 사용도 고려했습니다만, 영어우선환경에서 한글이 한 글자단위로 ㅈㅗㄱㅏㄱㅈㅗㄱㅏㄱ 나위어서 출력되는데다가 Mail자체도 대단히 우수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냥 사용하고 있습니다. 파이어폭스와 더불어 사파리도 그냥 Dock에 박아두고 쓰고 있는데, 파이어폭스에서 제대로 출력되지 않는 페이지가 사파리에서는 잘 보인다던지, 이유는 불명입니다만 가끔 유튜브같은 플래쉬 기반 동영상 플레이어가 재생되지 않거나 배속으로 재생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사파리로는 제대로 보입니다. 확장성이나 편의성이 좋아 파이어폭스를 쓰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사파리가 필요한 순간이 꼭 오네요.
Calendar도 유용하게 쓰이는 기본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아웃룩이 일정관리나 주소록, 메일이 한 어플에 통합이 되어있는데 반해, 맥의 Mail과 Address Book, Calendar는 스탠드 얼론으로 존재하면서도 내부에서 메일주소등의 데이터는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웃룩보다 떨어지는 면도 없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편리하고 강력한 기능이 많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Plaxo와의 연동을 통해 구글캘린더와 구글주소록과의 데이터 공유도 하고있습니다. Plaxo의 유료회원이 되면 WM의 아웃룩과도 일정 싱크가 된다기에 고려중입니다.
iTunes는 Scratch Live와의 라이브러리 연동기능이 강력해서 그냥 사용중입니다. 기본적으로 무겁고 태그관리에 불편한 점도 있지만 아이팟 유저로서도 어느정도는 필수로 사용해야 되는 어플리케이션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윈도우즈에서 사용할 때보다는 덜 무거워서 굳이 대체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할 필요까지는 못 느끼고 있습니다.
iPhoto는 처음에 가장 혼란스러웠던 어플리케이션이었습니다. 사진을 모조리 가져와서 한 파일 안에 쑤셔넣고 통합관리하더군요. 파일로 따로 추출해 낼 수는 있지만 윈도우즈에서의 사진 관리 환경과는 많이 달라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사용하다 보면 맥용 어플리케이션에서는 어지간해서는 아이포토 라이브러리에서 바로 사진을 가져온다던지, 아이튠즈에서 음악파일을 바로 찾게 해준다던지 하는 편의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맥을 사용한다면 일부러라도 익숙해져서 사용할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가장 아쉬운 것은 윈도우즈에서 사용하던 photowork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아이포토에서의 사이즈 조절은 작은/중간/큰/대박큰 네단계로밖에 조정이 안되거든요. 워터마크 삽입기능도 아쉽고.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아이포토 애드온이 있는데, 아이포토에서 바로 페이스북으로 업로드 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추가해줍니다. 무척 편리하고 좋지만 올리면서 크기조절이 또 안된다는게.. 여튼 일괄 크기조절은 여러 다른 어플리케이션을 써봤습니다만 제대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없더군요.
Garage Band는.. 쓰레기입니다. 쓰지마세요. 기본 제공되는 음원들이 슈퍼 싸구려인데다가, 돈 주고 살 수 있는 추가 인스트루멘틀들은 그냥 소리만 많아질뿐 똑같은 퀄리티의 족같은 싸운드입니다. 레코딩 프로그램이 없을때 뭐 녹음할때정도는 쓸만할 것 같습니다. 이런거 왜 기본으로 제공하고 지랄인지 모르겠군요. 그냥 갖다 버리지.
Serato Scratch Live는 그냥 산게 이거라서 쓰고 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을 안써봐서 비교를 못하겠지만.. 딱히 빠지는 점도 없고 좋습니다. 아이튠즈의 라이브러리와 플레이리스트를 바로 가져와서 공유할 수 있다는 점과 ACC파일까지 재생된다는 점은 대단히 강력하군요.
Adium은 통합 메신저 프로그램입니다. 요즘 메신저들에서 제공되는 화려하고 강력한 기능은 아무것도 지원을 안하지만 어차피 맥에서는 MSN메신저고 네이트온이고 다 한 5년전 버전이랑 똑같으니 상관없는듯. MSN, 네이트온, 구글톡, AIM, 페이스북을 연동해서 쓰고 있습니다. 특히 페이스북을 메신저처럼 사용하게 해주는 기능은 되게 마음에 드네요. 덕분에 24/7 페이스북은 온라인.
Stickies는 포스트잇 형식의 메모 어플인데 좋고 나쁘고도 없습니다. 그냥 그런 놈들. 근데 메모별로 스크롤바가 안붙어 있어서 메모를 길게 하면 본문을 드래그 해서 내려봐야합니다.
Pages, Keynote, Numbers 삼종세트는 MS오피스에 비하면 빈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보기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기능과 편의성은 MS오피스가 압도적인듯. Keynote는 예외입니다. 얘는 괴물. 무지무지하게 편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고 좋네요. 이 iWork삼종세트의 가장 큰 장점은 아마 이 키노트의 존재와,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일 겁니다. 아무튼 맥 쓰면서 한글파일을 읽을 방도가 없어져서 불편합니다. 일일히 스프링노트에서 불러들여 읽어야 하니 이거 불편해서 원.

이 외에 트위터 프로그램으로 Tweetie, 일기장인 MacJournal등을 사용중입니다. 포토샵은 윈도우즈와 상동합니다.

맥을 쓰면서 불편할지도 모르는점은, 무료 쉐어웨어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니, 적지는 않은데, 무료는 일단 쓸만하지가 않습니다(...). 돈 몇푼 쥐어줘도 괜찮은 어플을 건질까 말까하는데(개인적으로 기타 코드 프로그램인 ChordMate나 블로깅 어플인 ecto같은 쓰레기들을 돈 주고 사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공짜가 좋은게 있을리가.. 하지만 FTP프로그램으로 쓰고있는 Cyberduck은 좋습니다. Classic FTP같은 경우는 복수의 파일을 업로드 하다가 이름이 같은 파일을 발견했을 때, 덮어쓰기/업로드 취소의 프로세스가 일괄처리가 안되서 100개의 파일을 올리면 100번 클릭을 해줘야 하는 훌륭한 기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또 맥은 암흑의 루트가 상대적으로 윈도우즈에 비해 적다는 것도 한국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학기와 이번학기에 걸쳐 포토샵과 플래쉬, 프리미어를 사용하는 학교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한두푼 하는것이 아닌 이 상용프로그램들의 라이센스를 학교에서는 전혀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수업에서는 사용하죠. 학생용 라이센스가 몇백만원 하는것도 아니고 좀 사서 뿌리면 좋을텐데. 그래서 대체로 무료 프로그램인 Gimp를 사용하기는 했습니다만, 기능이 빈약하고 인터페이스가 불편해서 포토샵을 대체할 수는 없었습니다.


웹 환경에의 영향

맥+파이어폭스에서는 IE Tab도 사용할 수가 없기때문에, 한국의 웹 환경에서 이런 세팅은 완벽한 사각지대가 지뢰밭처럼 널려있습니다.
우선 네이버, 다음, 야후, 네이트 모두 포털에서는 별 문제없이 출력됩니다. 사용하다가 부분적으로 확인버튼이 창 바깥에 나가서 안보인다던지 하는 소소한 문제는 발견됩니다만, 이정도는 불편한 축에도 속하지 않는 부분. 다만 까페나 블로그로 넘어가면 문제가 많습니다. 다음까페의 경우는 페이지를 읽어오지도 않기도 하고, 네이버 블로그도 화면이 종종 무너집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사용에 불편함은 없습니다.
imetmusic은 제로보드 기반의 사이트입니다. 최근 제로보드는 파이어폭스에서 대단히 기능적이 되어, 거의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쪽지를 확인할 때 쪽지 확인 메세지에서 바로 팝업창을 띄우게 되면 빈창이 뜹니다. 아, 팝업 경고 윈도우의 경우, 한글은 모조리 깨져서 출력됩니다. 아마 영어상위환경이기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맥에서의 한글 지원이 얼마나 빈약한지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같은 제로보드 기반의 사이트인 포그홈은 액티브 엑스를 설치를 통한 로그인만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폵홈에 로그인은 어쩌다가 밖에서 컴퓨터 쓰고 그럴때만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 믹시, 마이스페이스 등의 해외 SNS사이트와, 더스티그루브같은 외국 온라인 쇼핑몰은 완벽하게 동작합니다. 일본사이트들도 꽤 돌아다니는 편이지만, 파이어폭스라서 무너지고 이러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결제도 쾌적하게 잘 진행됩니다. 맥을 쓰면서 가장 크게 변한것은 일단 한국사이트는 무거워서 느리거나, 무너져 보이거나, 인코딩을 한국어로 수동변환하거나, 액티브액스가 쓰이거나 할 리스크가 있어서 잘 안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인터넷으로 물건 죽죽 지르는 버릇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만.. 지마켓이나 인터파크같은 경우는 거의 아무것도 안보이다시피 했습니다만, 요즘은 간신히 물건이 뭔지 알아보고 장바구니에 담는정도는 되었습니다. 사실 요즘 한국 웹사이트들이 파이어폭스에서 출력문제를 보여주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이용할 수는 있는 정도는 되죠. 오래된 웹사이트일수록 막장입니다. 뭐 그래도 일단 한국 웹사이트는 너무 무거워서 항상 이용하기는 벅찹니다.
아, 한국에서 결제가 가능한 사이트를 딱 두군데 발견했는데, 클럽박스와 기어라운지입니다. 클럽박스는 MAC용 핸드폰 소액결제가 가능하고, 기어라운지에서는 무려 카드결제가!


맥을 사용하면서

맥이 윈도우즈보다 월등하다는 애플빠들에 질려 맥을 낮게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맥도 그냥 동시대의 컴퓨터일 뿐입니다. 윈도우즈와 비슷한 수준의 편의를 제공하며, 더 나은 면도 있고 떨어지는 면도 있죠. 맥 OS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이고 메모리관리가 뛰어나며, 맥북을 사용할 경우 슬립모드로의 변환이 극도로 빠르고 전원 효율이 좋아 전원을 끌 필요 없이 빠르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기본 내장된 어플리케이션들의 완성도가 높고, 서드파티의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할 경우에도 기본 어플과의 연동기능을 내장하는 경우가 많아 통합관리환경 구축에 용이합니다. Spaces를 이용한 화면 넓게 쓰기와 편안한 키감, 그야말로 초초초강력한 터치패드도 매력적입니다. 반면 OS의 속도가 전반적으로 느리고 확장성이 (윈도우즈와 비교해서)대단히 떨어지며, 한글지원이 빈약하고 한국의 웹 환경에서 사용하기에 무리가 많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또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불법공짜의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는 것은 마이너스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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