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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er than Black 칸노 요코 스페셜 인터뷰

2007/04/25 20:17, 글쓴이 Solo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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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노 요코 스페셜 인터뷰
인터뷰어(I), 칸노 요코(K)

I - Darker than Black -검은 계약자 - 의 음악작업은 어떻게 시작했나요?
K - 먼저 본즈에서 연락을 해 오셔서, 오카무라 감독님과 만났습니다.
그리고, 감독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이 작품에 참여한다고 하면,
과연 무엇이 만들어질 것인가 하고 1개월정도 생각한 끝에, 받아들이자고 생각했습니다.

I - 오카무라 감독님과는 당초 어떻게 이야기가 되었나요?
K - 그 때는 스토리의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어떤 작품을 하고싶다 하는 이미지였죠. 감독님은 1970년대부터 80년대의
지금보다 좀더 빈궁한 일본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형사물이라고 말씀하셨었어요.

I - 그 말은, 최종적으로 완성된 세계관이랑은 많이 다른 것 같은데요(웃음)
K - 확실히 저도, 나중에 시나리오가 왔을때는 "어디가 80년대 형사물이야" 라고 생각했습니다(웃음).
그래도 오카무라 감독님은 SF나 서스펜스같은 하드한 세계관 속에서 반대로 인간미가 있고
밑바닥 냄새가 나는 드라마를 보여주려고 하는 건가 하고(생각했습니다).
그 갭에 작품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I - 음악작업을 시작했을 때는 시나리오도 설정화도 없는 단계였던거에요?
K - 그렇죠. 그래서 더욱 감독님과의 첫 회의는 중요했어요.
감독님의 말에 제가 직감적으로 끌리는가 어떤가가 음악에 굉장히 영향을 주니까요.

I - 끌렸던 말이 아까 말했던 "1980년대" 와 "형사"?
K - 네. 그리고 "마을에 흐르고 있는 어두침침한 강" 이라던지 "남자 냄새"라던지.
또 처음 만났을 때, 감독님은 헌팅캡을 쓰고 있어서 어딘지 형사같은 분위기였어요.
혹은 프랑스의 예술가 같은...
좋은 말로 할때 이야기죠(웃음). 그런 감독님의 겉모습도 실은 음악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I - 오카무라 감독님이 헌팅캡을 쓰고 회의에 온 걸로 음악의 방향성이 결정되었다는 거에요?
K - 이상한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이 확실히 있어요(웃음).

I - 트랙다운이 끝나서 몇 곡을 들어 봤는데, SF에 형사물이라는 부분에 공통점이 많은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의 사운드랑은 다르게, 뭐랄까 부드럽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K - 처음 만들었던 몇 곡은 그런 느낌일지도 모르겠네요. 현재 제작중인 것은 조금 더 하드한 곡이
많습니다만. 항상 생각하고 있는 것은 색기(섹시미)가 필요하다는 거에요. 볼륨 좋은 글래머러스한 곡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I - 그건 왜 그렇나요?
K - 따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감독님이랑 이야기 했을때 막연히 상상했어요. 옛날 프랑스 영화같은
느낌으로 할까 하고. 남성은 남자의 섹시미가 가득하고, 여성은 글래머에 매니큐어를 칠한
보디콘(주 : 여성의 몸매가 잘 드러나도록 하는 패션)같은 옷을 입고, 연애 씬같은데 감칠맛나는 음악이
나온다던지 하는 느낌으로요. Darker than Black의 세계랑은 완전히 반대지만요(웃음).

I - Darker than Black의 등장인물들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무기질에, 섹시미같은 것과는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주인공인 헤이를 시작으로, 글래머러스라는 말의 반대편 끝에 있는 것 같은 사람 뿐이네요.
K - 그렇네요. 하지만, 그들은 인간으로써 어떤 부분을 잘라내 버리고, 지금 같은 모습이 되어 있는
거죠. 그리고 음악으로는, 그런 부분이야말로 표현해 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잃어버린
감정이나 인간다운 부분, 화면에는 그려지지않는 잃어버린 내면을 음악으로 만든다면, 영상이
더욱 인상적이 되는 느낌이 들어요.

I - 인간미라는 캐릭터의 "살"이 빠져있는 것에 대해, 음악은 육감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건가요?
K - 그렇죠. 그리고, 드라이하지 않고, 웨트(wet)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I - 예를 들면, 몇 곡에서 느껴진 라틴 뮤직의 요소 등은 육감적이고 웨트한 사운드의 예라고
생각해도 되는 건가요?
K - 네. 확실히 이번에는 라틴이 들어가 있죠. 감정이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내부에서 잘라내 버린 것은,
열기라던지 섹시함, 그리고 생물로써의 냄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을 음악으로 표현하자고 하면
저의 경우 라틴이 되어버리네요.

I - 그리고, 감칠맛 나는 무디(moody)한 곡도 있고, 따뜻함이나 슬픔이 느껴지는 곡도 있고.
어쨌건 감정 풍부하고, 꽤 멋진 곡들이 있습니다.
K - 음악감독의 와카바야시(가즈히로)씨가 써 주신 메뉴를 봐도,
"감정이 없고 차갑다"라던지 "냉정"같은 단어가 있어요. 하지만 만들어진 곡은 반대(웃음).
어째서 이런 심술꾸러기 같은 짓을 하는 건가 저도 잘 모르겠지만요.

I - 상당히 감정적으로 작품의 숨겨진 본질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는 것이 칸노씨의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와카바야시 음악감독님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칸노씨의 음악은, 타바테바코 (주 : 우라시마타로 라고 하는 전설속의 인물이 용궁에서 가져왔다고 하는 보물상자. 열면 노인이 됨) 속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어" 라고 말씀하셨어요.
K - 잘 이해해 주고 계셔서 기쁘네요(웃음).

I - 작품의 허를 찌르는 한편으로 SF작품다운 노이지하고 하드한 곡도 몇 곡 완성되어있군요.
K - 신경을 긁는 듯한 음악도 만들어두고 싶구나 하고(생각했습니다). 만약 제가 이 작품의 등장인물같이
감정을 어딘가에 떼 내어 버린다고 해도, 그 꼬리 같은건 절대로 마음 속에 남아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런 마지막에 남은 감정의 꼬리를, 이 곡들에선 노이지한 기타나 신디사이저의 바이브레이션으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I - 아직 제작중인 이번 곡들을 통해 작법으로써 무언가 시험해 보고 싶은 것은 있나요?
K - 이번에는 항상 해 오던 것과는 다르게, 3분에서 5분의 긴 곡 뿐만 아니라, 몇십초 되는 짧은 곡을
차라리 많이 만들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I - 그것은 왜인가요?
K - 제가 1980년대의 TV드라마의 사운드트랙에서 받은 이미지가 그거에요.
옛날 드라마는 짧은 시퀀스 속에 등장인물의 감정의 변화가 많이 들어있어서, 그 전부에 음악이 붙어있었던
느낌이 듭니다.
1980년대의 분위기를 추구의 일환으로 그런 그리운 소리의 사용도 시험해 보고 싶습니다.

I - 보컬곡은 들어가나요?
K - 지금 야마네 마이씨에게 보컬을 부탁해서, 2곡을 녹음했습니다.
하지만 이 이상 만들 생각은 지금은 별로 없네요.

I - 그 이유는?
K - 보컬곡은 가사를 쓰고 싶어서 만드는 건데요, Darker than Black 에 관해서는
말로써 표현하고 싶은 것은 별로 없어요.
말이 되기 이전의 좀 더 프리미티브한 감각이나 냄새에 대해,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은
많이 있지만요.

I - 야마네씨가 부른 2곡은 어떤 곡인가요?
K - 구제의 길이 없는 남자의 기분을 부른 2곡입니다(웃음).
야마네씨는 카우보이 비밥 이후에 오랜만에 만났습니다만 여전히 여성인데도 애절한 남성의 마음을
노래하는데 적격인 목소리를 가지고 계셔서. 단념하지 못하고 주저주저하고 있는 마음을 품은
남자의 노래를, 멋지게 불러주셨습니다.




출처 : Darker than Black 검은 계약자 공식 사이트 (http://www.d-black.net)
번역 : Soloture (http://soloture.net)


섹시미에 관련된 이야기가 좀 있네요. 칸노 요코는 항상 "내 음악에는 색기가 부족해!"라고 말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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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5 20:17 2007/04/2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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