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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네이밍센스

2009/09/15 21:10, 글쓴이 Soloture
T스토어라는 거칠고 앱스트랙한 네이밍센스는 이 포스트의 제목에서만 중요하다. 그냥 제목이니까. 이름이 너무 앱스트랙해서 포스팅도 제목과 본문을 분리시켜 앱스트랙하게 한번 가보려고.

앱스토어는 대박을 넘어서 그야말로 초대박을 친 아이템이다. 전체 핸드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은 고작 1%(북미 기준의 통계라고 추측된다)인데 오픈 1년만에 15억 다운로드돌파를 찍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다운로드 마켓. 솔직히 말해서 이걸 벤치마킹 하지 말라는 건 입에 칼물고 엎어져 죽으라는 소리와 마찬가지이니 T스토어의 오픈과 그 뒤를 이어 줄줄이 등장하게될 유사 앱스토어들의 존재는 이것이 단순한 새 비지니스 모델의 제시를 넘어 수익 구조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T스토어의 오픈은 긍정적이다. SKT가 그만큼 발빠르게 흐름을 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물론 방구석 폐인에 일개 대학생에 지나지 않는 나보다야 SKT사업부 사람들이 업계에 대해 더 잘 알고 분석하고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만, T스토어 오픈을 전후해서 보여주는 SKT의 경직된 행보는 의아하기만 하다. 개발자에게 수익의 70%가 돌아가는 시스템은 국내 플랫폼 홀더-컨텐츠 프로바이더 간의 비지니스에서는 전무후무한 그야말로 초 파격적인 구조임에는 틀림없다. 오우 70%라니, 써놓고보니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데이터 요금제는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의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이폰의 성공의 뒤에는 데이터 정액 요금제가 있었다. 물론 아이폰이 좋은 가젯인 것은 틀림없지만, 데이터 무한 정액 요금제라는 무기는 흔히들 말하듯 이동통신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꾸며 사업자 중심의 시장에서 이용자에게로 무게중심을 옮기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것은 사실 애플이 망 사업자가 아닌, 기기 제조업체의 입장에서 시장을 재편성했기에 나타날 수 있었던 방향성이다. SKT의 입장에서는 이런식의 시장전개가 달갑지도 않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들은 망 사업자이고, 데이터 패킷요금은 미래를 생각했을때 양보하기 어려운 부분인 것도 사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 T스토어로써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하기 전에 미리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어플리케이션의 가격보다 받는데 드는 패킷비용이 배 이상 비싼 현재 요금 구조로는 파이는 절대로 커질 수 없다. 국내 사업자들이 어물쩡하는 사이에 아이폰은 언젠가는 한국에 나올 것이고(물론 그 물건이 나온다는 것은 무한 정액 요금제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뜻과 같은말일 가능성이 높다), 압도적인 어플리케이션 풀과 뛰어난 하드웨어 스펙으로 국내 앱스토어 시장은 시작하기도 전에 망ㅋ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T스토어의 런칭을 통해 국내 앱스토어 마켓 사업자 스타트를 끊고, 시장의 리더의 자리에 서게 된 SKT앞에 놓여진 선택은 자명하다. 눈앞의 밥그릇을 포기하고 파이를 키워 아이폰에 대비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작은 밥그릇이라도 놓치지 않고 눈치를 볼 것인가. 물론 T스토어가 앱스토어와 정면 대결을 해야한다는 규칙같은건 없다. 하지만 아이폰과의 대결구도를 제쳐놓고서라도, 현재의 요금제도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야심차게 시작한 모바일 다운로드 시장은 그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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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5 21:10 2009/09/1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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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뜻

2009/09/12 13:26, 글쓴이 Soloture
자민당이 총선에 참패하면서, 드디어 일본이 정치적 후진국에서 벗어나는가는 긍정적인 의견이 한국에서도 적지않게 제기되었던 듯 하다. 물론 타당한 의견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한국 언론에서 나올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까지도 그래왔던 것이지만 최근들어 국민의 뜻이라는 칼을 들고 투닥거리며 정치판을 폐쇄적으로 만들어가는 움직임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데, 개나소나 국민의 뜻이라는 짧은 단어로 자신의 적들 모두에게 기가브레이크라도 날릴만한 당의성을 얻어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듯이 굴어대는게 불과 몇 달전까지 수십년동안 일본에서 정치인들이 그 집권의 당위성을 자기들 집단 내부에서 찾아내어 자위해왔던 것과 꼭 같다. 노무현이라는 스타의 등장으로 순간적인 정권교체가 이례적으로 길어지긴 했지만 내 눈에는 한국의 정치는 일본에 10년을 앞서있다기보다, 30년이 뒤져있다. 이 나라의 모든 사회적인 면이 그렇듯. 특히 이런 30년은 뒤져있는 낡은 대통령이 우리와 함께한다면 퇴보는 심화되지 않을 수 없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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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2 13:26 2009/09/1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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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이 잘못된 것들.

2009/07/25 12:35, 글쓴이 Soloture


1. 한국의 고등학생은 80%가 대학을 진학한다.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서는 입시시험을 치러야 한다. 거의 모든 고등학생이 인생을 걸고 시험을 보기때문에 존재하지도 않는 형평성이라는 개념을 억지로 도입하기 위해 동일한 대입고사를 실행하고, 그 대입고사는 존재하지도 않는 객관성이라는 것을 억지로 가지기 위해 문제풀이형식으로 출제된다. 문제풀이형식으로 출제되는 시험들은 그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전략이라는 것이 당연히 존재하고, 따라서 사교육의 존재는 당연히 필요할 수 밖에 없게된다. 혹은, 학교에서 그런 '시험보는 전략'을 가르쳐야되는데, 일단 학교 선생들이 그런 부분에서 시험만을 연구하는 학원 집단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리가 없고, 더불어 그딴 막장 학교가 되면 정말 우리나라는 끝장난다. 사교육비를 가중시키는 근본적인 목적은 좁은 틀 안에 모조리 몰아넣고 공정한 경쟁이라는 허구속에 사람들을 쥐어짜는, 박정희시절부터 시작된 썩어문드러진 한국사회의 풍토이다. 목적도 이유도 없이 대학만을 가야한다는 근거없는 강박의 정신분열적인 반영이다. 따라서 '학교 교육만 받은 사람이 대학을 가기 쉬운 시대'라는건 무슨 평등한 분배가 실현되는 자본주의사회같은 말이다. 더 웃긴건, 이런 근본이 썩은 사회의 화신같은 존재가 이명박이라는 것.

2. 요즘 이명박을 포함한 온갖 어중이떠중이들이 본인을 서민취급해주시는데, 여간 불쾌한 게 아니다. 서민이라는 말 뒤에 숨겨진 측은함, 동정심, 아버지의 마음따위가 25년전 먹은 엄마젖까지 무럭무럭 끌어올려주실정도로 역겨우시다. 이명박은 소시적에는 안해본 것이 없으시다는 - 신문기사를 볼 때마다 걔는 뭐 그리 한 때 자기도 뭐였다는 말이 많은지 모르겠다 - 이 시대 서민의 진정한 아버지이시지만 지금은 구질구질하고 생활고에 찌들리는 서민은 벗어나셔 우리들을 진정한 부의 사회로 이끌어주실 하나님 아바지이신지 뭔지 모르겠다만, 대통령은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기본개념이 되어야 할 민주주의 사회에서 내 손을 거친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새끼가 왜 날 어리석고 불상한 백성을 돌보는 왕의 시선으로 쳐 바라봐야하는지 도통 알수가 없다. 내가 똑똑하면 이명박보다는 더 똑똑했지 멍청하지는 않고, 행복하면 그 새끼보다 더 행복했지 불행하지는 않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더 올바르면 올바랐지 삐뚤어지지도 않았다. 사회적인 지위도 나보다 한단계 낮은 이명박이라는 놈이 날 서민취급할때마다 누가 내 입으로 오물을 한트력 쳐붓는 느낌이 나서 영 짜증이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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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5 12:35 2009/07/2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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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보이지만 실제로도 미친 것

2009/07/24 19:31, 글쓴이 Soloture


 ...그러니까, 미디어법을 통과시킬 수 있었던 결정적인 원인이 국민의 동의가 아니라 왠 한마바키같은놈이 싹쓸어버려 그렇다는건가여. 왠지 우리는 바보 멍충이라고 신문기사로 광고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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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4 19:31 2009/07/2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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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몸부림 쳤던게 자랑

2009/07/08 17:35, 글쓴이 Soloture

일전에 진통제 맞아가며 연습했다는 김연아 선수의 일화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그런 일화에 감동한다. 그렇게 목매어 외쳐대는 열정의 증명서와 같은 경험. 김연아 선수가 아니더라도 공부하다 과로로 코피났다/기절했다 정도의 에피소드를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니는 인간을 찾기는 어렵지 않으리라.

티맥스 윈도우 자체에 대한 의견은, 내 자신이 개발자/개발자 후보도 아니니 큰 의미는 없으리라. 다만 발표회에서 이 오에스를 위해 직원중에 이혼을 한 사람도 있고, 병원에 입원했다가 현장에 돌아와서 다시 쓰러진 사람도 있고, 배아픈걸 참다가 병원 실려간 사람도 있다는 일화를 늘어놓으면서 그들의 노력과 열정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만들어 어필해보려는 저열한 발표방식은 무척 후진적이었다. '티맥스는 개발자를 인간이 아닌 부속품으로 취급합니다'라고 대놓고 광고하는것과 다를바가 무엇이 있겠는가. 개발자는 전문직이고, 전문직 종사라자라면 응당 스스로의 상태를 적절히 점검하여 업무에 임하기 적합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도 갖추어야 할 미덕의 한 가지이지 않을까. 또, 전문직 종사자이기 이전에, 개발자는 한 명의 인간이다. OS는 인간이 사용하기 위해서 개발하는 것이고, 개발자는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OS를 개발하여 급여를 받는다. 평시 하루 14시간 근무, 전시 24시간 근무라는 개처럼 부려먹히는 근무환경속에서 인간다움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대단히 어려워보인다. 게다가 그렇게 사람 이혼시키고 병원에 보내놓고 내놓은 것은 제대로 실행되지도 않는 프로토타입. 이쯤되면 티맥스 윈도우를 둘러싼 그동안의 발언들과 무리한 발표회의 강행이 새로 시장에 등장할 OS의 첫걸음에 발목을 잡으면 잡았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상처를 드러내 보이며 열정을 증명하며 위로받기를 원하는건 코챈게이들이나 하는짓 아니던가? 티맥스가 발표회에서 필요했던 것은 자기들이 얼마나 많은 개발자들을 사회적/신체적으로 망쳐놓았는가에 대한 자랑보다는 확실한 결과물과 상처에 대해 침묵하는 쿨함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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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8 17:35 2009/07/0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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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시국선언문

2009/06/10 19:42, 글쓴이 Soloture
6월항쟁 22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 블로거들은 다시 민주주의와 사회적·경제적 정의를 고민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우리 헌법 1조에서 선언하고 있는 국민 주권의 원리를 실현하고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면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철저한 보장이 필수적이다. 특히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보장하여 민주주의를 지탱하고 대의 절차의 왜곡을 보완하는 것이고, 인간다운 삶의 보장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이다.
다시 말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은 민주주의의 척도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기능하게 하는 조건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헌법은 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고, 이는 4.19 혁명으로부터 광주민주화운동, 87년 민주화 운동까지 시민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성과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독단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불합리하게 법과 제도를 오남용하여 이러한 민주 사회의 기본과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


우리는 만인이 평등하고 자유로운 인터넷에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 목소리를 내며 소통하는 블로거이다. 블로거라는 이름이 나 자신을 대변하는 많은 정체성 중 하나가 되어 온전한 나를 구성하고 있는 이상, 이 이름은 국민으로서 국가에 의해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이러한 블로거로서의 정체성, 나아가 민주시민으로서의 우리의 정체성을 권력의 보존이라는 이름 아래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바, 이 시국에 대해 블로거로써 행동하고자 한다.

나는 이명박정부가 나를 대변하여 나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는 자명한 사실을 이에 선언하는 바이며, 나아가

1. 현 정부는 다방면으로 시도되고 있는 언론 장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2. 현 정부는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국민의 자유로운 정치적 발언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법적 제재를 최소화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여야 한다.
3. 현 정부는 민주주의를 지탱하고 대의절차의 왜곡을 보완하는 기본권인 집회·결사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여야 한다.
4. 현 정부는 말로만이 아닌, 진심으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대화에 힘써야 하며, 특히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기울여야 한다.
5. 현 정부는 선전용 정책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회전반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해야 한다.
6. 현 정부는 사회의 양극화를 막고 다수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위의 사항을 권고하는 바이다.

대한민국 블로거 soloture

블로거 시국선언문을 참고하였습니다.

어디 이 선언문도 북한에서 지령을 받은거라고 지껄여봐라 이 시배럴 시정잡배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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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0 19:42 2009/06/1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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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바득 바쁘게 사는 이유

2009/06/06 22:55, 글쓴이 Soloture



눈을 감고 지나쳐서 일어난 문제

열등감

내 사람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나의 부족함에서 느껴지는 무력감



이런것들 만큼 나를 괴롭히는 것은 단연코 없다.
내가 도망치지도, 현실에서 눈을 돌리지도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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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6 22:55 2009/06/0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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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텐도에의 조언

2009/05/06 20:19, 글쓴이 Soloture

휴대용게임기라 서드파티가 중요하지 않다?

게임기기 사업이라는 것은 무릇, 물론 해당 기기의 스펙도 중요하겠지만 서드파티의 존재 모습, 더 나아가 제공할 수 있는 컨텐츠의 확보에 따라 그 성패가 크게 좌우되는 분야이다. 매트릭스과 파판7을 확보할 수 있었던 플레이스테이션이 당당히 왕좌에 등극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었으리리라. 게임기라는 물건은 가정용이건 휴대용이건 게임기인 이상, 서드파티가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다. 따라서 만약 GP32 Wiz(이하 Wiz)에 서드파티가 중요하지 않다는 논리를 펼치려면 이것이 휴대용 게임기라서가 아니라 일종의 PMP에 가깝다는 것 - 기사 후반에서 강조하고 있는 - 이 근거가 되었어야 한다. 그렇다면 Wiz가 종합 디지털 미디어 재생기기의 목적을 지닌다고 할 때, 과연 서드파티의 중요성이 줄어들까? 게임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이상, '명텐도'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상, 지극히 게임기스러운 외관을 지니고 있는 이상 게임파크가 Wiz를 어떤 컨셉으로 제작했고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고있는가에는 관계없이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휴대용 게임기의 이미지가 강하게 박힐 수 밖에 없다. 또한 실제로 Wiz는 많은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PMP이상의 종합적인 기능을 지닌데다 저렴한 가격까지 갖춘 매력적인 기기이지만, 그러기 때문에 발생하는 더 큰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 바로 컨텐츠의 부족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Wiz의 서드파티는 열악하고, 이 부분은 다양한 게임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커버하려고 하고 있다. 심지어 불법적인 요소가 강하게 포함되어 있는 에뮬레이터 게임들이 구동가능하다는 사실이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정도이니. 여기에서 종합 미디어 기기로 나간다면 어떠할까? 게임파크는 소니나 마소, 닌텐도와 같이 네트워크를 통한 영상 및 음악, 게임 컨텐츠의 보급이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Wiz에 들어가야 하는 동영상과 음악은 상당부분 불법 다운로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결코 양성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없을것이다. 이 부분에서 Wiz와 가장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Wiz가 제공하는 거의 모든 기능을 더 훌륭하게 제공하며 가장 직접적인 실제 경쟁상대인 PSP에게 완전히 밀릴 수 밖에 없다. PSP또한 갖가지 기능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게임 하나만 가능하게 만든 DS에 절대적인 점유율에서 크게 밀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Wiz의 미래가 밝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기사에 나온 조언 1에 대한 딜레마가 발생하게 된다. Wiz가 만약 종합 디지털 기기의 성격을 메인으로 내세운다면 명확하고 간결하게 설명될 수 있는 기기가 아니다. PSP는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브랜드가 이미 존재했고, '이것 저것 다 가능한, 미래의 생활을 바꿔줄 디지털 필수품'정도의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성향까지 고려한 사업전개가 가능했다. 하지만 Wiz는 게이머들의 구미도 당기지 못하면서, 그렇다고 PMP에 비해 월등히 나은 미디어 재생기능을 보여주지도 못한다. 여기에 어느정도의 가격선을 유지하면서 DMB를 추가하는 것까지는 무리해서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결국은 사족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터치 스크린 이외에 마땅한 입력도구가 없는 Wiz에 전자사전을 탑재하는 행위는 의미없는 용량낭비에 가깝다. 부모님들은 결코 십자키와 버튼이 달린 기기를 전자사전 사주듯이 사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Wiz는 망할 수 밖에 없나?

개인적으로 게임파크가 지난 GP32 시리즈를 개발하면서 해외 제작사들에 크게 어필하지 못해왔던 점이 상당히 아쉽다. GP32시리즈는 좋은 성능을 가진 기기였고, 자금력과 좋은 마케팅 성과가 병행될 수 있었다면 좀 더 지속성을 가지고 어필하여 Wiz에도 서드파티를 어느정도 갖출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Wiz의 선결과제는 서드파티의 확보일 수 밖에 없다. PSP가 DS에 밀린다고 해도 가격대나 대상 구매층을 고려해볼 때 결코 실패한 기기는 아니다. 오히려 DS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게임들을 확보하여 제공함으로써, DS와는 확연히 다른 시장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소프트를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Wiz는 대형 제작사와 무리해서 계약하기보다는 차별화된 라인업을 확보하는 편이 현명해보인다. 현존하는 휴대용 게임기기중에 온라인 게임환경을 제공하지 않는 기기는 없지만, 아직까지 MMORPG같은 본격적인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기기는 없다. 따라서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등을 개발할 수 있다면 오히려 온라인 게임 이용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며 업계에서 나름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덧. 게임보이 미크로는 소형PS2와 같이 해당 플랫폼에서 차세대로 넘어가기 전에 시장을 닫는 의미에서 제작된 기기이다. 애초에 성공/실패를 따질만한 플랫폼은 아니지 않았나 싶다.


제나두님께는 불미스러운일에 사과드립니다.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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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6 20:19 2009/05/0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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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우에 대한 험담을 하는데 있어

2009/04/14 00:12, 글쓴이 Soloture
- 익숙치 않은 인간관계를 익숙하게 하는 데에 초기능력치에 비해 그럭저럭한 발전을 이루었다고는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의 사귐에 있어 선택적이고 소극적인 천성을 버릴 수는 없고, 나로써도 이 부분은 나름 소중히 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술자리 내돌아 다니면서 '아는 사람 그룹'의 양을 늘려가지는 않는다는 말. 하지만 팔도 안으로 굽는다고, 누군가의 험담을 할 때에도 한 번이라도 이야기 해 본사람은 이야기가 덜 나오게 마련이고,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이일수록 그 사람의 뒷이야기는 안하게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아무도 관심없을 줄 알았던 나라는 인간에 대한 험담이 가끔 들려올 때는 저 친구들이랑 면식이라도 터 둘껄, 그러면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까이지는 않을텐데 하는 생각도 한다. 물론 정말 아예 모르면 그럴 껀덕지도 없지만, 사람이라는게 아무리 오라가 옅어도 기본적인 존재감이라는게 있어서 그게 쉽지는 않다.

- 굳이 묻는다면 욕을 좀 먹어온 축에 속하는 사람이고, 그닥 사랑받는 그룹에 속하지도 않는다. 호인이 되고자 하는 생각또한 추호도 없으며, 따라서 내 등뒤에서 날 신나게 까고 노는 사람들을 별로 신경쓰지도 않는다. 명성이라는 재산은 소유도, 추구도 하지 않으므로. 나 또한 즐기지는 않지만 만난지 얼마 안된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은 경우, 남의 험담을 안하지는 않는 편이다. 뭐 나도 하는데.

- 하지만 역시 험담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것은 사실이고, 따라서 나의 험담을 하는 데 있어 개인적인 바램은 내 귀에 안들어올 만한 사람에게 내 험담을 해 줬으면 하는 것이 되겠다. 사실 뇌가 있으면 내 친구에게 내 험담을 하지는 않을텐데, 뇌없는 사람이 생각보다는 많더라. 또 하나의 바램이 있다면, 내 주변 인물과 엮어주지는 말기 바란다. 물론 내가 누군가의 남자친구가 되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고, 누가 나라는 인간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기에 크게 상관하지는 않지만, 상관도 없는, 그것도 내 험담을 하는 사람들조차 잘 알지 못하는, 심지어 나도 잘 모르겠는 완벽한 제삼자를 엮어 안주삼아 씹어대고, 그게 내 귀에 들어오는건 불편함을 넘어서 그 인간의 저질스러움에 분노가 솟아오르게 된다. 물론 내가 너 이새끼 왜 그딴소리 했어 오늘 한판 어울려보자 는 식으로 따지러 가서 스스로의 존귀함을 낮추는 사람은 아니다. 난 나 소중한 거 잘 아니까. 그런 천박한 인간들과는 어울리지 말라고 엄마가 그랬고, 나는 나쁜 아들은 아니다.

- 물론 내가 이런 쓰고싶지도 않은 찌즐한 포스트를 블로그에 써제끼는 건 여기 출입하는 사람중에 이 글을 봐줬으면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난 독자층을 고려할 줄 아는 훌륭한 블로거니까. 품격있는 30대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 자체적인 언어순화기간이라는 사실 또한 이 저질 포스팅의 품격을 그나마 영 못써먹을 정도로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이다. 칼헬턴트는 좋은 마음가짐을 가르쳐주었다. 써먹을 만한 능력이 안되는 내가 나쁜거지 뭐.

아이고 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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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4 00:12 2009/04/1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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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스러운 영화평론

2009/03/10 11:08, 글쓴이 Soloture
잘 만들어진 최악의 저질 영화?


이전 포스팅에서(해당 포스팅의 링크는 사이월드 뉴스지만 소스는 조선일보)부터 새삼 발견하게 된 사실이지만, 기자라는 타이틀이 얼마나 싸구려로 돌아다니고 있고, 국내 최대규모의 신문사인 조선일보에 글을 쓴다는 기자의 퀄리티가 얼마나 조악한지에 대한 발견은 경악스러웠다.

기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적으로 와치맨이라는 영화가 얼마나 천박하고 폭력적이며 저질스러운지에 대한 주장으로 가득하다. 사실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와치맨은 결코 가볍게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볼 만한 블록버스터도 아닐 뿐 더러, 폭력수위는 이례적으로 높다. 닥치고 뚫어죽이는 영화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문제다. 이해한다.

문제는 이 글이 개인 블로그에 싸질러놓은 영화감상문이 아니라 조선일보라는 매체에 기고된 영화평론이라는 사실이다. 폭력성이나 선정성은 사람을 끌어모으는 한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영화의 본질과 본래의 메세지를 파악하고자 하는 관객의 시선을 흐리게도 한다. 영화평론의 역할중의 하나는, 영화에 사용된 이러한 도구들의 너머에 있는 영화의 진실을 파악하고, 영화에 대한 하나의 '읽기'를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본 기사를 보라. 그저 눈앞에서 썰고 패는 히어로들에 놀라 오줌지리면서, 어이쿠 이 영화 큰일낼 영화구나 이런 저질스러운 영화가 어떻게 이땅에 나왔을꼬, 하며 구석에 처박혀 덜덜대는 꼴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영화(만화)에서 폭력은 스토리텔링을 위한 하나의 장치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고 한현우 기자는 이것을 전혀 짚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명색이 기자라는 양반의 통찰력이 여고딩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은 가히 충격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 영화를 코믹북 빠돌이들을 위한 비공개 모임용이라고 폄하한 것은 참으로 웃기지도 않은 일이다(물론 기사 전체에서 주장하고 있는 모든 것에 공통적으로 빠져있는 것, "근거"라는 매우 중요한 물건은 이 부분에서도 당연하다는 듯이 빠져있다). 원작의 가장 충실한 재현이라고 칭송받으며 아카데미를 휩쓸었던 반지의 제왕보다 와치맨이 원작 이야기의 완성도면에서 뒤떨어진다고는 결코 생각하기 어려우며, 따라서 이 깎아내리기는 피에 놀라 자지러진 아동의 소심한 방어기제에 지나지 않는다고 정의내릴 수 있겠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명백이 기자가 원작을 읽어보지 않았음이 저 짧은 글 전체에서 풍겨나옴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읽어본 척을 하고 있다는 기사 자체에 깔린 허구성이다. 소설도 아니고 기사에서 구라를 보게될 줄이야.


대체 요즘은 기자를 어떻게 뽑는 건지, 분명히 현 시점에서 본인이 저것보다 1억배정도 나은 영화평론을 쓸 수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인데 내가 지금 당장 조선일보에 지원해서 못 붙으면 그 기준이라는 것은 세계 7대 미스테리의 마지막 한 자리를 늘리며 차지하고 앉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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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0 11:08 2009/03/1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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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2009/03/05 14:48, 글쓴이 Soloture
 상명하복은 군대의 방식이다. 군대란 전쟁, 넓게는 싸움이라는 목적에 특화된 조직이고, 승리라는 명확하고도 유일한 목표가 존재하며, 따라서 그 목표를 위해 효율적이고 기계적인 전진이 요구된다. 마치 뇌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우리 몸의 신체기관들처럼. 그러나 군대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은 기계부품이 아니다. 제각각 생각하는 것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틈만나면 딴짓거리를 못해서 안달이 난 비효율적이기 짝이없는 이성체이다. 이런 존재들을 모아서 군대를 돌리기 위해서는, 위에서 전달한 명령을 아래서 받아 적확하게 수행하는, 위에서 아래로의 방향성이 필요하다. 권위와 권력은 계급에서 나오고, 역시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려간다.

 하지만 실제로 인간의 조직이라는 것은 군대처럼 속 편하게 좃대 세우고 앞만 보고 달리면 장땡인 그런 물건이 아니다.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곳은 명확하지 않다. 욕구는 개별적이고, 보편적인 동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와 군대는 그 근본부터 다르다. 권력자들의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주어진다. 권위는 스스로 세우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에서는 뭐든지 아래에서 위로 전파되어야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하기를 선호하지만, 실질적으로 인간사회에서는 위도 아래도 없다. 구성원들도 그렇게 말하고 인식하고 있어야 정상이다. 편의를 위해 일반 시민을 아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법칙 아래 경제적, 정치적 힘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을 위라고 명명해보자. 앞서 말했듯, 모든 사회적인 힘은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 민주주의 사회의 지도자들은 피곤하다. 사람들이 하나하나 요구하는 것에 전부 귀 기울여야 한다. 작은 집단이라도 이끌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어쩌면 그렇게 열이면 열 다 생각들이 다르고 하고싶은 게 많은지 여간 짜증나는 것이 아니다.  한 나라를 이끌어야 할 지도자라면 어떻겠는가. 국민들로부터 받은 신뢰의 대가로 격무로 인한 수명단축을 보장받는 최악의 3D직종, 이론적으로는 대통령이다.

 제국시절, 일본의 관료주의는 군국주의에서 태어난 가장 못난 형태의 필연적 돌연변이였다. 그리고 20세기 일본에서 태어났던 것들은 의례 그렇듯,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뿌리박혔다. 우리나라는 뭐든지 위에서 아래로 흘러넘치길 기다린다. 사람들은 제 발로 제 갈길을 가기보다는 위에 누군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휩쓸려가길 원한다. 그것이 박정희 시대를 거치면서 사회의 양적 발전을 이끌어낸 영웅이라는 점은 부정하지 못하고, 역사에 “만약”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실을 호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이 논리, 큰 양동이에 물을 부어 넘치게 해 주변의 작은 양동이를 채우는 위에서 아래로의 논리가 과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실용적’인가를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지 않다.

 박진영의 신격화, 디워의 지랄(미안, 다른 고운 말 찾아보려고 했는데 나의 빈약한 어휘는 이 품격낮은 표현 이외의 다른 단어를 허락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NDS발언. 이것은 이 사회가 아직도 위에서 아래로의 발전을 정답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현상들일 것이다. 왜 제 2의 박지성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유소년 축구에 투자하고, K리그 경기를 봐 줘야된다는 사실에는 다들 동의하면서, 원더걸스는 들으면서 URD는 외면하면 제 2의 박진영은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은 모르는 걸까. 수백억으로 금칠한 디워는 시장성이 철철 흘러넘치는 자랑스러운 한국판 할리우드 영화니까 밀어주는 거고, 한국도 그만큼의 기술이 되니까 NDS 하나쯤 만들 수도 있는거고. 그런데 디워는 개발살났고, 우리나라는 NDS 못만든다고 비웃기 바쁘다. 왜들이래 이거. 다른나라는 다 하는데 왜 우리나라는 안된다는 거야.


인간 사는 사회니까 안되는겁니다. 사람 손으로 아래부터 위로 올려야지, 돈으로 위에서 아래로 뿌려대니까 될 일도 안되는겁니다. 돈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의식은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는 겁니다. 그리고 원래 문화라는 건 돈도 중요하지만 의식의 흐름 없이는 어디로든 흘러가지 못한다는 겁니다.



난 참 마무리가 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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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5 14:48 2009/03/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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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은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2009/02/23 23:36, 글쓴이 Soloture
링크


1. 동물의 왕국은 요즘 남아있는 몇 안되는 양질의 교양 프로그램이고, 각하께서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계시다는 사실은 실로 고무적이지 아니하다 할 수 없다. 하지만 각하께서 이번에 하신 발언은, 당선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오던 "이명박까막눈설" 혹은 "이명박언어장애설"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불미스러운 오류가 되시겠다. 일반적으로 하등동물일수록 많은 자손을 방치하여 번식하고, 고등동물일수록 새끼를 적게 낳아 부모가 오래오래 돌본다. 이런 1+1=2 수준의 상식을 예를 들어서 설명하자니 귀찮기도 하거니와 자기혐오가 들이닥칠 것 같아 무서워서 감히 하지는 못하겠다.


2. 이명박 대통령은 참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좋은 교육을 받고 자라며 항상 사회의 엘리트 무리속에 끼어 살아왔는데도 불구하고, 하루 세 끼 먹고 살기도 어려운 가운데 자식들 교육시켰던 옛 가정을 들먹인다. 마치 백인 대통령이 흑인 노예의 역사를 위로하듯이. 자율과 창의가 넘쳐나는 교육현장을 만들고 싶다면서 자율과 창의에 정반대인 일제고사를 철저히 실시하고 (심지어 "자율적으로" 실시하지 않은 교사들은 파면시키고), 대학에서 수능점수보다는 잠재력으로 뽑아야 한다는 정론을 입에 담으면서 잠재력은 어떻게 측정하고 무슨 근거로 학생들을 선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라고는 개미똥구멍만큼도 들려주지 않으셨으며, 앞으로 대학들어갈 때 성적순으로 잘라 들어가는 입시제도는 안된다며 학생들 일렬로 세워놓고 등수매기는 일제고사는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아 이거 써놓고 보니 일제고사가 이명박이 입에 담은 교육에 대한 발언들을 전부 일순간에 개소리로 만들어버리는 무시무시한 리썰웨폰입니다 그려. 모든 학생에게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준다는 소리는 이 땅에 민주주의라는게 처음 수입되었을때부터 있어왔던 먼지냄새나는 이념이고, 사교육이 판치고 경제력에 따라 명백하게 교육의 기회가 다르게 주어지는 현실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말 그대로 몽상가의 발언이다. "대학을 가기 위한 학교공부"라는 획일화된 필드 위에서는 당연히, 정말 당연히 경제력에 따라 교육의 차별이 발생하게 마련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학생들 개개인의 특성과 재능에 따라 노력을 할 수 있는 필드들이 세심하게 분화되게끔 만들어준다던지 하는 해결방안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것도 아니고.

맨날 입으로 정론만 주워삼기면 뭐든지 다 해결되는 줄 아는 모양인데, 어떻게 세상을 그렇게 흑백으로 보고 여태까지 살아남을 수가 있었는지. 이 근본부터 단단히 잘못되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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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3 23:36 2009/02/2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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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의 문제

2009/02/12 15:24, 글쓴이 Soloture
조선일보는 한국의 해리포터를 찾겠다고 1억을 내걸었고,
청와대 거주 반대머리 이모씨께서는 우리나라는 왜 DS같은걸 못만드느냐 하셨다.
주라기 공원의 환상을 좇아 영화계로 유입된 자금은 천문학적이었지만, 여전히 영화판 사람들은 몇몇을 빼고는 가난하다.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은 일본을 넘어 미국까지 당당하게 침투했다고 다들 생각하고 있지만, 음악판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삼성이 휴대폰 수출하는 거나 박진영이 비 수출하는 거나 다를바가 없어보인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땅에는 여전히 문화를 천시하는 풍조가 만연하다. 대한민국의 자부심은 박정희 시대에 이룩한 눈부신 경제발전 이었고, 90년대 들어 급속도로 발전한 IT기술이었다(한국처럼 돈과 기술이라는 물질적인 가치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나라는 흔치 않을 것이다). 박통 전통아래서 검열과 핍박, 무관심 속에 제대로 크지도 못하고 병들어가던 한국의 대중문화는, 문화산업의 가치가 폭발하는 80년대 이후, 아니, 그보다 10년이상 늦은 90년대 후반이나 되서야 한국에서 주목받게 되었다. 6.25 전쟁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은 이 새로 나타난 시장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와, 저 영화는 한편에 수천억을 벌어들인다. 우리도 저런게 필요하다. 반도체 만들어낸 것처럼, 기술 배워서 뚝딱 만들어내 보자. 돈 필요해? 얼마든지 줄께.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기술적으로 못할게 뭔가? NDS같은거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가 CG기술이 헐리우드보다 못할 게 뭔가? 디워 같은 걸작도 만들었지 않은가.
천박하기 그지없다. 지금 이 비참한 한국 대중음악의 현실을 보라. 우타다 히카루도 해내지 못한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비가 공연했다고? 그래서 한국 대중음악의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미국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가까우면서도 우리가 자주 개무시하는 옆나라 일본만 봐도, 오리콘 차트에는 아이돌 가수뿐만 아니라 좀 그냥 그래도 대중적이면서 자기 음악하는 가수들이 장르별로 골고루 포진해 있고, 에이백스 같은 거대 기획사도 아직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을 발굴해 메이져 데뷔를 시킨다. 인디 뮤지션이 먹고살 만큼의 돈을 버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며, 따라서 일본에는 한국과는 비교도 안되는 거대한 인디 뮤직씬이 존재한다. 아무리 원더걸스가 곡 하나로 수천억을 벌어들인다고 해도 자국 팝 시장의 근본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이런 인디 뮤지션들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무튼 이 바닥 사람들이 제 2의 주라기 공원을 쫓아서, 제 2의 마이클 잭슨을 쫓아서, 제 2의 NDS를 쫓아서 남들이 이루어 낸 결과에만 눈이 멀어 우왕좌왕 하는 모습은 이제는 코미디에 가깝다. 게임기 스펙보다, 영화의 때깔보다, 음악의 상품성보다 더 중요한, 그것을 생산/소비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마인드, 규모, 인식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박정희식의 돈을 위에서 때려부으면 큰손들이 어떻게 해주겠거니 하는 위에서부터의 발전, 위에서부터의 전파.. 이건 돈 놀음도 아니고, 이념 놀음도 아니다. 문화는 이 땅에 발 딛고 살아가는 사람 하나 하나의 손으로부터, 사회 밑바닥부터 천천히 발전해 올라가야 그 중 어떤 한 지류의 정점에 NDS가 서있는 식의 발전이 이루어 져야 하는 물건이다. 시간이 필요하고, 사람이 필요하다. 기술처럼 남의 나라가서 배워와 더 좋은거 만들어내고 하는게 안 된다는 말이다.
나는 눈먼 돈 1억을 되지도 않는 해리포터 짭퉁이 가져가는 거 보는 것도 싫고, 이명박이 헛소리해서 무관심속에 사라져간 GP32의 옛 개발자들을 욕보이는 것도 싫다. 디워가 아직까지도 존경받고 있는 상황도 무척 싫고, 박진영이 무조건 존경받고 있는 현실도 어처구니가 없다.

제발, 이건 돈과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과 사람의 문제이다. 왜 이걸 이해하는 사람이 이 사회 윗 구성원 중에는 그렇게도 없을까.




과속스캔들이 칠백만이 들었다. 영화판은 사정이 좀 많이 나으니 다행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싶다.

덧 : 결국 이런삽질이 시작됐다. 제발 냅다 돈부터 들이붓지 말고 이성적으로 접근해 주면 안될까? 우리나라 돈 그렇게 없어 이사람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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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2 15:24 2009/02/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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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전

2009/01/14 00:16, 글쓴이 Soloture
2007년 말, 대한민국은 새로운 지도자의 선출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당시, 새로운 지도자로는 대한민국의 모 클랜 - 클랜 A 라 칭하겠다 - 에서 입후보한 클랜 A의 클랜마스터가 가장 유력했습니다다. 그러자 라이벌 클랜인 클랜 B는 "저렇게 뒤가 구린놈이 지도자가 될 수 있겠나"며 클랜 A의 과거를 수사할 수 있는 특검법을 통과시키려 했습니다. 그러자 클랜 A의 클랜원들은 "우리의 이 되실 분이다" 며 법안이 통과되는 성 입구를 봉쇄하고 수성전에 돌입하였습니다. 쪽수에서 밀리던 클랜 B는 결국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실패하였고, 클랜 A의 클랜마스터는 무사히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약 1년 후, 이번에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클랜 B가 수성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하지만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클랜 A는, 본디 어떤 클랜원이건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한 성의 입구를 봉쇄하고 무력으로 사람들을 못들어오게 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모양입니다. 1년만의 공성전이 끝난 후, 대한민국의 지도자 - 흥미롭게도 여전히 클랜 A를 대표하고 있는 - 는 클랜 B를 강도높게 비난했습니다. 물론 클랜 B는 비난받을 만한 잘못을 했지요. 원래 정치깡패 양아치 새끼들이니까 뭐가 옳고 그른지 잘 모르는 족속들이니까 그럴만도 하지요.

그런데 이 일로

국민의 비웃음을 사고 있는 자는 클랜 B의 클랜원들이 아닌 그들을 비난한 지도자였습니다.

이 이야기의 교훈







좆도 모르면 나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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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4 00:16 2009/01/1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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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포스팅

2009/01/10 16:18, 글쓴이 Soloture
1.

재미교포들, PD수첩 상대 '촛불소송' 낸다






................





뭐임마?




 각설하고, 이 병맛이 철철넘치는 기사에 숨겨진 뒷이야기는 아마 이럴 것이다.

 실용정부 출범 후, 이명박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미국과 긍정적인 합의를 보면서 떡밥을 뿌리고 있을 때, 많은 재미교포들이 이 정책을 보고 시작한 것이 바로 미국산 쇠고기를 한국에 수출하는 사업이었다. 그런데 하필 그때 이 역적놈의 PD수첩이 되도않는 개소리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멍청한 한국놈들은 저들 잘살겠다고 촛불 시위같은 지랄 옆차기를 하면서 재미교포들 염장을 질러대더란 말이다. 덕분에 쇠고기 수입은 늦춰질대로 늦춰졌고, 사업벌린 사람들은 적잖은 돈을 허공에 뿌려대야 했다. 이게 다 누구책임이지? 아 그래, 너. PD수첩이 책임져라.

 이런 이야기 되시겠다. 따라서 갖다 붙일 명목이 궁하므로 대충 뭐 찾다 보니까, 말로는 불법 촛불시위를 반대한다고 하지만 완전히 수구꼴통집단이 된 불법 촛불시위 반대연대 - 촛불시위 떡밥이 쉬어감에 따라 존재가치도 따라서 쉬어가던 - 가 눈에 띄더라. 그래, 손잡고 어디 한번 억울함을 호소해보자(한국땅도 아니고 미국땅에서 미국 사회에 속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일어난 시위에 어떻게 정신적 피해를 입었는지는 설명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 같다).

 ...싸움을 붙으려면 개념있게 붙자. 이길려고 쌈하는 거 아닌가요 님들아?


2.

 말만 하면 다 아는 그 사람이 체포되었단다. 개인적으로는 아고라에 올라온 몇개의 미네르바의 글에서 몇 명의 다른 미네르바를 봤기 때문에, 현재 체포된 사람이 모든 미네르바의 글을 다 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처음 분석글을 올리던 그 사람과 나중에 술처먹고 되도않게 찌질대던 그 사람은 분명 다른 사람으로 느껴졌기에.

 검찰에서 과연 미네르바를 처벌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똑소리 나신다는 분들께서 이러저러한 글을 쏟아내 주시고들 계시니 한번쯤 훑어보자. 사이버 모욕죄같은건 애초에 말도 안되고 적용하기도 어려운 물건이니 생각할 가치도 없는 것이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허위사실유포죄의 큰 요소중 하나인 목적성을 검찰이 증명할 수 있느냐에서 결과가 갈릴 것 같다. 뭐, 증명하려면 졸라 힘들꺼다.

 그나저나 행정부와 입법부가 이렇게 손발이 척척맞아 잘돌아가니 나라가 참 쑥쑥 잘도 전진한다. 가는 곳은 똥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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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0 16:18 2009/01/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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